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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경제통합시대] 한국차, 美대륙 질주가 시작된다

최종수정 2007.04.03 09:00 기사입력 2007.04.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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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2일 전격 타결됨에 따라 국내 산업 가운데 자동차가 가장 큰 혜택을 입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 미국시장 판매확대를 위해 마케팅전략은 물론 신차개발계획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다. 반면 제약업계는 다국적 제약사의 지적재산권 강화에 따라 시장점유율 하락과 함께 신약개발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합의로 미국은 자동차에 대해 3000cc 미만 승용차와 자동차부품의 관세(2.5%)를 즉시 철폐하고, 3000cc 이상 승용차는 3년, 타이어는 5년, 픽업트럭은 10년에 걸쳐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이로써 미국에서 2만7335달러에 판매하는 한국산 중형차의 경우 가격이 667달러 하락하게 된다. 경쟁 상대인 일본차(2만9125달러)와의 가격격차도 더욱 벌어진다. 

현대차가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차는 모두 24만109대로 이 가운데 86.8%인 20만8492대가 3000cc 미만이었다. 기아차도 작년 수출 29만4302대중 3000cc 미만 차량은 17만7018대(60.1%)에 달했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이같은 관세철폐로 수출확대를 위한 전략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다. 현대차는 앞으로 출시할 제네시스 등 고급승용차를 미국시장에 전격 투입하기로 했으며, 중장기 과제로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픽업트럭도 새롭게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고위관계자는 "당장 중소형차의 가격경쟁력이 일본차에 비해 높아지고 3년뒤부터 대형차의 관세가 철폐되면 고급승용차에서 더욱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시장에 적합한 전략 차종을 집중 개발해 수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부품 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어올랐다. 최근 몇년간 한국산 차부품 도입을 늘려온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이 앞으로 관세철폐로 값이 더 싸진 한국 차부품 수입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KOTRA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차부품 바이어 가운데 83%가 한국 차부품 구매를 늘릴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공장의 경우 연간 생산되는 30만대 가운데 25~30%가 한국에서 부품을 수입하고 있어 부품류에 대한 관세 철폐로 현지 생산차종의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가져오게 된다. 

김소림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무는 "한국과 미국의 자동차ㆍ부품 시장이 통합되는 효과를 가져와 경쟁력 있는 부품업체들이 글로벌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절감 등으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국내 제약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다국적 제약사의 지적재산권이 대폭 강화돼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보건복지부와 외교통상부 등에 세계무역기구(WTO)가 권장하는 수준에서 미국의 특허연장 요구를 받아들일 것을 주장해왔으나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와 자료독점권 요구를 수용해 제네릭 의약품과 개량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 봉쇄당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신약의 중심 약효 성분은 같되, 부속 성분을 일부 바꿔서 개발한 개량신약의 허가를 받기가 수월했지만 앞으로는 진짜 신약을 만드는 것처럼 까다로운 임상시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신약개발이 어려워졌다. 

이들 약품의 출시지연은 다국적 제약사 신약의 특허기간 연장으로 이어져 독점 판매기간을 늘림으로써 국내 의약품 소비자의 의료비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제약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향후 5년간 연구개발비를 10% 수준으로 끌어올려 신약 선진국 문턱까지 갈 계획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며 "FTA 체결로 건강보험 재정은 압박을 받게 되고, 국내 제약기업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고 전했다. 

조영주기자 yjcho@akn.co.kr
최용선기자 cys4677@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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