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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많은 ‘위피’ 이번엔 시장 논리에 밀려

최종수정 2007.04.01 12:00 기사입력 2007.04.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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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피(WIPI)’는 하나의 기술이 업계의 표준으로 제정되기 위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IT업계 관계자가 위피를 바라보면서 던진 한 마디다. 그만큼 위피가 걸어온 길은 험난 일색이었고 완벽한 독자기술로 개발한 표준이라는 목표도 퇴색됐다. 

위피는 개인용 컴퓨터(PC)의 운영체제(OS)와 같이 휴대폰에서 무선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무선인터넷 플랫폼이다. 

이동통신 업체들이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국가적 낭비를 줄이자는 목적으로 2001년부터 국책사업으로 추진돼 2002년 6월 국제무선인터넷표준화기구(OMA)에 국제 표준으로 제안했고, 2003년 6월에는 LG전자가 처음으로 위피를 적용한 휴대폰을 출시했다. 

그러나 한국이 위피를 공식 표준규격으로 채택하고 휴대폰 업체들이 위피 탑재폰을 본격 생산하려고 하자 미국이 이것을 ‘무역장벽’이라며 양국간 통상현안 주요 이슈로 항의했다. 

위피 개발에 사용된 공개 소프트웨어인 자바(JAVA)에 대해, 자바를 개발한 썬 마이크로시스템즈가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면서 미 정부를 통해 주장한 것이다. 한국은 결국 위피 상용화 단계에서 썬 측에 로열티를 제공하는 것으로 해결을 봤지만 순수 국내기술로 위피를 개발하려던 계획은 깨졌다. 

이어 위피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 개발업체인 퀄컴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퀄컴은 위피와 동일한 성격의 무선인터넷플랫폼 ‘브루’(BREW)를 개발했는데, 브루는 KTF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채택, 상용화했다. CDMA에 이어 브루를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삼으려 했던 퀄컴은 한국이 위피를 공식표준으로 사용할 경우 브루의 판로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미 정부를 부추겨 한국을 압박해왔고, 이 역시 양국간 통상현안 문제로 대두됐다. 

결국 이 문제는 미국이 위피를 인정하되, 퀄컴이 브루 등 다른 플랫폼도 위피 표준만 수용하면 같이 쓰일 수 있도록 했다. 대신 국산 휴대폰이 모두 위피를 탑재토록 하는 방안은 포기했다. 위피를 무선통신기기의 표준 규격으로 자리매김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위피 단일화는 실패했다.

우여곡절 끝에 정부는 2005년 4월 1일부터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고시에 따라 신규 출시되는 모든 단말기에 위피가 의무 탑재토록 했다. 이제야 안정된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던 위피는, 그러나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반발, 3G 서비스 확대를 위해 저가폰 공급이 시급하다는 KTF의 요청 등 시장 논리에 부딪쳐 또 다시 생존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채명석기자 oricms@akn.co.kr 
<ⓒ '오피니언 리더의 on-off 통합신문'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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