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경주' 태안 앞바다
'바닷속 경주'로 불리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수백 년 전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古)선박의 흔적이 새롭게 발견됐다. 오랜 세월 물속에 잠겨 있던 또 다른 '타임캡슐'이 열릴지 주목된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10일 "태안 마도 해역을 조사하던 중 곡물과 도자기를 운반하다 침몰한 것으로 보이는 선박의 흔적을 찾았다"고 밝혔다.
서해바다 가장 험난한 구간 '마도 해역'
마도 해역은 예로부터 서해 연안 항로 중 가장 험난한 구간으로 꼽힌다. 고려·조선시대 수도로 향하는 연안 뱃길이 지나던 곳으로, 조류가 거세고 암초가 많아 수많은 배가 침몰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392년부터 1455년까지 약 60년 동안 200척의 선박이 태안 안흥량 일대에서 난파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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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년 된 고려시대 '청자 다발' 우수수
연구소는 음파탐사 장비를 활용해 해저를 조사하던 중 새로운 난파선 흔적을 포착했다. 잠수사들이 현장에 투입돼 확인한 결과, 청자 다발 2묶음(87점)을 비롯해 나무 닻, 밧줄, 볍씨, 선체 조각, 통나무 화물 받침 등이 발견됐다.
발굴된 청자는 접시 65점, 완(碗) 15점, 잔 7점으로 구성돼 있으며, 연구소는 "청자의 형태와 문양으로 보아 1150~1175년경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마도 5호선' 나올까
연구소는 이 유물이 마도 해역에 잠든 또 다른 고선박, 즉 '마도 5호선'의 존재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관계자는 "유물 구성이 마도 1·2호선과 유사하다"며 "새로운 난파선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마도 해역에서는 2009~2011년 고려시대 선박으로 추정되는 마도 1~3호선이, 2014년에는 마도 4호선이 잇따라 발견됐다. 학계는 각각 1208년, 1210년, 1265~1268년 무렵 침몰했을 것으로 본다.
연구소는 이번에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내년 정밀 발굴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새로운 마도 5호선이 실제로 확인될 경우, 태안 마도 해역에서 발견된 고려 선박 중 가장 이른 시기의 난파선이 될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한편 연구소는 지난달 조선시대 선박인 '마도 4호선'의 선체 인양을 마무리했다. 마도 4호선에서는 다량의 곡물과 '나주광흥창(羅州廣興倉)'이라 적힌 목간(木簡), 분청사기 등이 나와 조운선(漕運船)으로 추정됐다.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1420년경 침몰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우리나라 고선박 중 처음으로 쇠못 사용 흔적이 확인됐다.
현재 선체 조각은 태안 보존센터로 옮겨져 염분 제거와 경화·건조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보존 완료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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