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00보, 알츠하이머 예방의 첫걸음?
하루에 3,000보만 걸어도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이 있는 고령자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최근 CNN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신경과 연구팀은
"걷기 걸음 수를 늘리면 조기 알츠하이머 징후가 있는 노인의 기억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알츠하이머는 어떻게 시작될까?
알츠하이머병은 뇌 안에 특정 단백질이 쌓이면서 서서히 진행됩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30대부터 뇌세포 사이에 축적되기 시작해 신호 전달을 방해합니다.
이후 타우 단백질이 뇌세포 안에 엉키면서 실제적인 세포 손상이 일어나죠.
연구를 이끈 신경학자 웬디 야우 박사는
"운동은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늦추고,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14년간의 추적 조사… 걸음 수와 기억력의 관계
연구진은 50세에서 90세 사이의 성인 296명을 14년 동안 추적 조사했습니다.
하루 걸음 수는 만보계로 측정했고, 평균 9년 동안 매년 인지 검사를 실시했죠.
또한, 연구 시작 시점에 PET(양전자 단층촬영) 스캔을 통해 뇌 속 단백질 축적 정도도 파악했습니다.
▶주요 결과는 이렇습니다
하루 3,000~5,000보를 걷는 그룹: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평균 3년 늦춰짐
하루 5,000~7,500보를 걷는 그룹: 최대 7년까지 인지 저하가 지연됨
거의 걷지 않은 그룹: 타우 단백질이 빠르게 쌓이고 기억력 저하도 더 빠르게 진행됨
흥미롭게도, 걷는 것과 아밀로이드 베타의 축적 속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미 아밀로이드가 쌓인 상태라도, 꾸준히 걸으면 타우 단백질의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운동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이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닙니다.
플로리다 신경퇴행성질환연구소의 리처드 아이작슨 박사는
"하루 몇 천 보 걷는 것으로 알츠하이머를 막을 수 있다는 식의 단순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체지방, 당뇨 전단계, 고혈압 등의 요인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아이작슨 박사 역시 "규칙적인 운동이 아밀로이드 축적을 줄이고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생쥐 실험에서는 운동을 한 그룹의 뇌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약 5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했습니다.
운동은 단순한 건강 관리 그 이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중장년층 이상이라면 매일 몇 천 보라도 꾸준히 걷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기억력을 지키는 첫 걸음이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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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두 번 생각하겠습니다. 윤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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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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