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아서요"
청와대 관람이 곧 종료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금요일, 충북 진천에서 올라온 김윤목(69)·장덕자(68) 씨 부부는 아침 일찍 청와대에 도착했습니다.
장 씨는 "평일인데도 청와대가 이렇게 붐비는데, 주말에 왔으면 입장하지도 못할 뻔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날 청와대 관람 시작 시간 한 시간 전부터 본관 정문에서 춘추문 입구까지는 약 300m의 대기줄이 이어졌고,
입장 안내 요원은 "입장 시간 전부터 2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다시 대통령의 공간으로 돌아갑니다
청와대는 오는 8월부터 일반 관람이 중단될 예정입니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국민에게 개방됐던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의 집무실 복귀가 확정되면서 다시 국정 운영의 공간으로 전환됩니다.
한 시민은 "관람이 종료되는 것이 아쉽다"며
"국민과 소통하는 차원에서 몇 개월에 한 번이라도 관람을 허용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몰려든 사람들
청와대 본관, 영빈관, 춘추관 등 주요 공간마다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울산에서 온 김두홍 씨(22)는 "청와대를 앞으로 보기 어려울 것 같아
입대를 며칠 앞두고 혼자 급히 올라왔다"고 말했습니다.
윤지후 씨(32)는 "경치가 정말 아름다워요.
줄이 길었지만 충분히 기다릴 만했어요"라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본관 내부 관람은 긴 대기 끝에야 가능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됐던 청와대 본관 내부를 보려면 최소 90분 이상 줄을 서야 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방문한 유진구 씨(41)는 "연차를 내고 처음 와봤는데,
나중에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기 줄이 너무 길어 내부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전남 순천에서 온 박옥분 씨(72)는 "안타깝지만 그냥 밖에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려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함께한 '청와대 마지막 관람'
관람객은 국내 시민들만이 아니었습니다.
태국에서 가족여행을 온 차이야폰 씨(50)는 기자에게 사진을 부탁하며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공간에서라면 좋은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겠죠"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적의 매디슨 클라크 씨(29)도 "한국은 청와대처럼 중요한 공간을
국민과 나눈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청와대 덕분에 살아난 인근 상권
청와대 주변 상권에도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한 카페 직원은 "예전엔 평일 오전이 늘 한산했는데, 요즘은 주문이 50% 이상 늘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김밥 가게를 운영하는 윤진옥 씨(70)는 "앞으로 공무원들이 점심에 많이 들러주시면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아요"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다시 늘어나는 관람객 수
청와대재단에 따르면, 청와대가 처음 개방된 2022년에는 월평균 34만명이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2023년에는 17만명, 지난해에는 16만명으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죠.
그러던 중,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지난 4월, 관람객 수가 갑자기 26만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5월에는 42만명, 그리고 이달 12일까지도 2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청와대를 찾았다고 합니다.
청와대재단 관계자는 "8월부터 보안 점검 등으로 관람이 중단될 예정이라,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국민들이 계속해서 몰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가 다시 국정의 중심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지금,
사람들은 그 역사적인 공간을 눈에, 마음에 담아두기 위해 마지막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관람을 계획하고 있다면 서두르시는 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