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시장 부진에 올해 2·4분기 부동산업 대출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부동산업 대출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건 약 12년 만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부동산업 대출금은 470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9000억원 줄었다. 2012년 4분기(-4000억원)와 2013년 1분기(-2000억원) 연속 감소 이후 약 12년 만에 나타난 2분기 연속 감소세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지방 부동산시장 부진 등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으로 부실채권이 매·상각된 데 따른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대형상가 임대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감소 폭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준공 후 미분양 집계를 살펴봐도, 2023년 말 1만1000가구에서 지난해 말 2만1000가구,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2만5000가구, 2만7000가구로 점차 늘고 있다.
부동산업 대출금이 2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이를 포함한 2분기 서비스업 대출금 증가 폭(7조2000억원) 역시 지난 1분기(7조8000억원) 대비 줄었다.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의 증가 폭 역시 줄면서 서비스업 대출금 증가 폭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 역시 2분기 2000억원 줄며 감소세를 지속했다. 건설기성액(명목)이 2분기 35조7000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영향을 받았다.
올해 2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994조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14조5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전 분기(17조3000억원) 대비 줄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줄었다. 제조업 대출금은 6조원 증가했다. 전분기 8조원과 비교해 증가 폭을 줄였다. 김 팀장은 "반도체산업 정책자금 대출로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업의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한도 대출 재취급과 같은 1분기 계절 요인이 소멸하며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줄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정책자금 대출은 산업은행의 반도체 설비투자지원 특별 프로그램에 따라 올해 중 총 7조6500억원 규모로 운용될 계획이다. 도매 및 소매업(+3조3000억원), 숙박 및 음식점업(+1조2000억원)은 업황 개선 등의 영향으로 자금 수요가 줄어 증가 폭이 줄었다.
용도별로는 2분기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대출이 각각 8조8000억원, 5조7000억원 늘며 전 분기 대비 증가 폭을 줄였다. 운전자금은 건설업과 서비스업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제조업 증가 폭이 줄면서 증가 폭을 축소했다. 연초 기업의 한도 대출 재취급과 같은 1분기 중 계절 요인 소멸 등에 따른 것이다. 시설자금은 제조업(+3조3000억원)의 경우 반도체산업 정책자금 대출의 영향으로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서비스업(+2조5000억원)이 금융 및 보험업이 감소 전환한 영향에 증가 폭이 줄면서 영향을 받았다.
업권별로 예금은행(+14조3000억원)은 증가 폭이 소폭 확대됐고, 비은행예금취급기관(+2000억원)은 증가 폭이 줄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예금은행은 대기업(+7조5000억원)의 증가 폭이 확대됐고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제외, 5조7000억원)의 증가 폭이 축소됐다. 개인사업자(+7000억원)는 증가 폭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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