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지 꼭 일 년이 됐다. 현재까지 국산 항암제 중 FDA 허가를 받은 혁신신약은 렉라자가 유일하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성공적인 미국 시장 안착을 발판 삼아 추가 임상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산 신약 제31호인 렉라자는 지난해 8월20일 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탄맙)'와의 병용요법으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를 통해 유한양행은 지난 1년간 미국에서 6000만달러(약 830억원)에 달하는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매출액의 10% 이상은 해외 판매에 따른 로열티로 별도 수령한다. 같은 기간 일본에서도 1500만달러(약 208억원)의 마일스톤을 받았고, 이어 유럽과 중국, 캐나다, 영국에서까지 허가를 취득하며 글로벌 진출에 힘쓰고 있다.
추가 글로벌 임상 등 렉라자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OS(전체 생존기간)를 표준 치료제 대비 1년 이상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임상과 병용요법으로 처방되는 리브리반트의 SC(피하주사)제형 승인이 꼽힌다. SC제형 처방은 현재 유럽에서 승인된 상태며, 미국 등 글로벌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성공을 시작으로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YH35324)'는 최근 유럽 알레르기학회(EAACI)에서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하며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에서 강력한 면역글로불린E(IgE) 억제 효과와 증상 개선을 입증했다.
면역항암제 분야에선 YH32367과 YH35995가 주목받고 있다. YH32367은 HER2 발현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항종양 활성을 확인했으며, 현재 한국·호주·미국에서 용량 확장 임상이 진행 중이다. 고셔병 치료를 목표로 개발 중인 YH35995는 지난해 7월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유한양행은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을 올해 기초과학 분야까지 확대, 전임상보다 전 단계인 탐색, 후보물질 최적화 단계에까지 늘렸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술은 있지만 홀로 임상을 이어가기 힘든 여러 바이오텍 중 유망한 후보물질을 선정해 기술 도입(라이선스 인)한 뒤 자체 임상개발을 통해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글로벌 임상 및 상업화를 위해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을 하는 방식이다.
비전으로 내세운 글로벌 톱50 제약사로의 도약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는데, 향후 이 비율을 20% 이상까지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5년간 매출이 증가하며 유한양행의 R&D 투자액은 1조원을 넘겼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은 지난해 8월 미 FDA를 시작으로 1년 만에 유럽, 일본, 중국 등 허가를 받으며 지금도 글로벌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혁신신약 개발 기업으로서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R&D 성과를 지속해서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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