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후보 배우자 TV토론'을 제안했으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즉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도 "시간 낭비"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기 의정부시에서 유세 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 '배우자 토론회' 제안에 대해 "말이 되는 소리냐"고 선을 그었다. 이어 "신성한 주권의 장을 장난치듯이 이벤트화해선 안 된다"며 "즉흥적이고 무책임하고 대책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김 위원장을 향해선 "격에 맞게 말씀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광주 전남대학교에서 '학식 먹자' 일정을 마치고 "진짜 그런 농담 안 했으면 좋겠다"며 김 위원장이 제안한 '배우자 TV토론'을 비판했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시청에서 지역 언론인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앞에 있었으면 저한테 엄청나게 혼났을 것"이라며 일갈했다.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 사람들은 제발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이런 '아무 말 대잔치'를 하면서 선거 이기겠다는 생각이 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준석 후보는 "어떻게 (대선까지) 2주도 안 남긴 시간 속에서 또 시간 낭비하겠다는 것을 전략으로 삼을 수 있냐"며 "스스로 작전이 안 나오면 돈 주고 컨설턴트를 쓰든지 했으면 좋겠다"고 국민의힘을 직격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설난영 여사와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TV토론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차원에서 김 후보 측과 충분히 교감했다"며 "이재명 후보 측의 입장을 5월23일까지 밝혀주시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김 후보도 서울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제안한 아이디어는 아니다"면서도 "후보자 검증이 물론 기본이지만 배우자와 가족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알고 투표하면 더 정확한 투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라며 김 위원장의 제안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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