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늘렸다가 췌장염으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했다.
최근 SCI급 국제학술지 '큐리어스'(Cureus)에 따르면 미국의 한 70대 남성이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뒤 결국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74세인 이 남성은 2형 당뇨병, 관상동맥 질환, 비만(BMI 31.7) 등을 앓고 있었다.
체블리 다거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 파밍턴 캠퍼스 내과 연구진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이 남성은 심한 상복부 통증을 호소해 중증 췌장염 진단을 받았다. 그는 4년간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해왔으며 입원 4주 전 약물의 용량을 기존 0.25㎎에서 0.5㎎으로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중증 췌장염 진단을 받은 뒤에는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분산성 쇼크, 신부전,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 심정지 등으로 인해 결국 숨졌다.
연구팀은 "이 환자는 약물을 0.5㎎으로 늘린 뒤 심한 구토 메스꺼움, 변비 등의 부작용을 겪고 다시 용량을 0.25㎎ 줄였으나, 높은 용량의 세마글루타이드를 견디지 못해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했거나 보충제, 약초를 사용한 적이 없는 만큼 약물에 의한 췌장염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례 보고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는 노출 직후에 급성 췌장염이 부작용으로 나타났는데, 세마글루타이드 사용 몇 년 후 또는 용량을 늘린 후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사례는 처음 보고된 것"이라며 "세마글루타이드의 부작용으로 후기 췌장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은 세마글루타이드 사용과 급성 췌장염 간 연관성에 대한 추가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미국의 한 36세 여성은 갑작스러운 상복부 통증으로 응급실에 내원해 급성 췌장염 진단을 받았다. 이 여성은 5주 전부터 체중 감량을 위해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사했는데, 의사의 조언을 구하지 않고 지인 중 한 명으로부터 이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마글루타이드 주사를 중단하고 리파아제 수치가 정상화되면서 증상이 크게 호전됐으나, 논문에서는 이 여성도 세마글루타이드가 급성 췌장염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와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이 사용해 유명해졌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로, 포도당 의존적인 인슐린 분비 증가 및 글루카곤 분비 저해, 허기 지연 및 체중 감소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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