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지나가도 끄떡없다” 소프트 인공근육 개발

자동차가 밟고 지나가도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강하고, 고무줄처럼 신축성이 좋은 소프트 인공근육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훈의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강성 변화율을 최대 2700배 늘린 자성 복합 인공근육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자성 복합 인공근육 및 소재 모식도. 한국연구재단 제공

자성 복합 인공근육 및 소재 모식도. 한국연구재단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연구팀은 기존 형상 기억 고분자에 강자성 입자를 결합해 이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형상 기억 고분자는 가변강성 소재의 일종으로, 온도·전기·빛 등 외부 자극에 특정한 형태로 변형된 후 자극이 사라지면 원형을 회복하는 특성을 가졌다. 강자성 입자는 자기장에 강하게 반응하고, 자화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입자로 철·니켈 등이 이에 속한다.


인공근육은 로봇, 웨어러블 장치, 생체의료기기 등 응용 분야에서 주로 쓰이며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기존에는 부드러운 고분자 소재로 제작돼 복잡한 제어 없이 유연한 동작을 가능케 했지만, 강성이 낮은 탓에 무거운 물체를 들기 어렵고 불필요한 진동 때문에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딱딱한 상태에서 부드러운 상태로 강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변 강성 소재가 쓰이기도 하지만, 강성 조절범위가 제한적이며 기계적 성능이 부족한 점은 그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와 달리 연구팀은 형상 기억 고분자와 강자성 입자를 결합한 형태의 인공근육을 개발, 하중 지지력과 신축성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특수 표면 처리한 강자성 입자는 형상 기억 고분자와 물리적 얽힘을 형성해 복합재의 기계적 물성을 높이는 동시에 외부 자기장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한다.


연구팀이 이러한 원리로 개발한 인공근육은 우선 강성을 최대 2700배 높일 수 있다. 또 부드러운 상태에서는 원형보다 8배 이상 늘어나고, 딱딱한 상태에서 하중지지 능력은 자기 무게보다 인장 응력 최대 1000배, 압축 응력 3690배를 향상시킬 수 있게 한다.


움직임을 제어하는 액추에이터로서의 작동 성능에서도 에너지 효율이 90.9%를 보일 만큼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기존 소프트 액추에이터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진동을 줄이기 위해 하이드로젤층을 덧붙인 이중 층 구조로 인공근육을 제작해 빠른 작동 중에도 정밀하게 제어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소프트 인공근육이 우수한 기계적 특성과 구동 성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지원을 받아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9월 10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