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개 사립대가 교비회계 적립금으로 유가증권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원금을 모두 날린 대학도 있었다. 사립대는 규정상 교육시설의 신·증축, 개·보수, 학생 장학금 지급 등의 충당을 목적으로 교비회계 적립금을 마련할 수 있다. 적립금의 2분의 1 한도에서 유가증권을 취득할 수 있으며, 매 회계연도 말에 시가 평가를 기준으로 기금에 대한 평가 손익을 확인한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한국사학진흥재단에서 받은 ‘2019·2023 회계연도 사립대학 교비회계 적립금 유가증권 수익 분포도’에 따르면 2023 회계연도 기준 교비회계 적립금으로 유가증권에 투자해 손실을 본 대학은 39개교였다. 2019 회계연도(26개교)와 비교해 13곳이 늘어난 수치다.
교비회계 적립금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거나 0%를 기록한 대학은 22개교였다. 이 가운데 수익률이 0% 이상인 대학은 7개교에 불과했다. 덕성여대가 2.4%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나머지 대학들은 0∼1%대였다.
손실을 본 대학은 19개교였다. 최하위는 -59%를 기록한 명지전문대였다.
유가증권에 100억원 이상 투자한 대학은 26개교로 확인됐다. 투자 규모가 가장 큰 홍익대(3030억원), 이화여대(2816억원)는 각각 -0.1%, -0.9%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연세대(1345억원)만 0.6%에 턱걸이했다.
전체 유가증권 투자 대학으로 대상을 확대하면 -100%로 원금을 모두 날린 김포대의 투자 손실률이 가장 높았다.
진 의원은 “대학이 자립적인 수익 창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적립금 증권 투자가 추진된 것이지만,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국사학진흥재단은 회계 감사를 철저히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 대학은 교비회계 적립금 증권투자 정책을 신중하게 검토해 적립금이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시급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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