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치러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자들이 선거를 닷새 앞두고 TV 토론회에서 설전을 벌였다. 후보들은 진단 평가 확대, 사교육 대책 등을 두고 격돌했다.
11일 저녁 EBS에서 주관한 4자 합동 토론회에서 진보 진영의 정근식 후보는 공교육 질을 높이기 위해 진단 평가를 확대하자는 보수 진영의 조전혁 후보의 공약에 "(진단 평가를 확대하면) 선생님은 상품 생산자가 되고 평가의 대상자로 전락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조 후보는 "지필고사가 아니라 진단 평가를 하는 것"이라며 "조희연 전 교육감이 있던 지난 10년 동안 진보민주 교육진영에서는 시험을 죄악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험을) 아이를 학대하는 것으로 취급하고 과열 경쟁을 시킨다고 했는데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나서 처방을 내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교육 과열 방지 대책'을 묻자 조 후보는 "학교 수업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 아이들이 어느 정도의 학력을 가졌는지 평가조차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정확히 진단 평가를 해서 장단점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학생들은 과잉 학습에 시달리고 있다. 초등학교 의대 반이 생길 정도로 발달단계를 무시한 선행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며 "학생들이 학습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창의력과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단일화 기구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출마를 한 진보 성향의 최보선 후보, 보수 성향의 윤호상 후보도 참여했다.
최 후보는 사교육 과열을 막기 위해 초등학교 1학년부터 '1교실 2교사제'를 실시하고 공교육에서도 '1타 강사'를 선발해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방과 후 학교 수업을 훌륭하게 만들면 된다"며 "외부의 전문가를 학교로 끌어들여 수강료를 전액 지원하고 학생들에게 저녁밥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장 출신인 윤 후보는 "저는 정말 순수하게 교육적 측면의 내용을 담아 플래카드를 825개 걸었다"며 "교장 선생님이 교육감이 되면 어려움을 해결해주겠다고 적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와 조 후보를 겨냥해 "그런데 제 양쪽으로 빨간색, 파란색 (플래카드가) 너무 즐비하다. 아이들이 무엇을 보겠나?"라며 "친일 심판, 식민사관 심판 등은 교육감 후보의 핵심 공약이 아니다. 진정으로 교육 3주체인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생각하는 것들이 머릿속에 들어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도 정 후보가 조 후보를 '뉴라이트 후보'라고 주장하며 비판하는 것을 두고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면 안 되며 뉴라이트 교육은 문제가 있다"고 동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 문제를 가지고 왜 온 사회가 들썩이냐"며 "초중등 교육에는 역사만 있는 것이 아니며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 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에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고 올바른 국가 정체성을 갖출 때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재산과 가족 문제를 두고 네거티브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 후보는 "정 후보가 용인과 익산에 1천평가량의 밭이 있는데 농사를 짓는지 궁금하다. 정 후보의 아드님과 따님이 한국에서 초·중·고를 다녔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 후보는 "용인에 150평짜리 밭에서 매주 주말 농사를 짓는다"며 "제가 젊었을 때 하버드 옌칭 연구소에 1년 가 있을 때 아이들 초등학교 교육을 시켰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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