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여성이 야생 라쿤(미국너구리) 약 100마리에 둘러싸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역 보안관실 조사 결과, 이 여성은 야생 라쿤들에게 취미로 먹이를 주다가 이런 일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현지시간) AP통신, 가디언 등 외신은 최근 미국 워싱턴주 폴스보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911에 전화를 걸어 "먹이를 요구하는 라쿤 50~100마리에게 포위당했다"고 신고했다며 보도했다.
신고받고 현장에 출동한 키챕 카운티 보안관실 직원도 깜짝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라쿤 떼가 여성의 집을 포위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보안관실이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라쿤들은 마치 여성의 집에서 잔치를 벌이기라도 하는 것처럼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보안관실 직원도 라쿤이 한 곳에 군집한 건 처음 본 광경이었다며 놀라워했다.
조사 결과, 신고한 여성은 지난 35년간 취미로 야생 라쿤들에게 먹이를 던져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6주간 갑자기 집을 찾아오는 라쿤 개체가 폭증하더니, 급기야 수십마리의 라쿤이 집을 포위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 케빈 매카티 보안관실 대변인은 "이 여성이 먹이를 준다는 게 라쿤들에게 소문이 났는지, 라쿤이 식사를 기대하며 집을 찾아온 것"이라며 "여성은 라쿤들이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해 먹이를 요구하고 쫓아다녔으며, 자동차를 에워싸고 긁어대거나 포위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라쿤 개체 수가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워싱턴주 야생동물 당국은 곰, 퓨마 등 대형 육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하고 있으나, 라쿤의 경우는 불법이 아니라고 한다.
다만 당국은 라쿤이 사람에게 질병을 옮기거나, 라쿤에게 주는 먹이가 코요테나 곰 등 다른 육식동물을 유인할 수 있으니 되도록 먹이를 주는 행동은 피하라고 당부했다. 워싱턴주 야생동물국 대변인 브리짓 마이어는 "이 여성은 라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중단했다"며 "라쿤들도 먹이를 받아먹지 못하게 된 뒤로 흩어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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