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9일 우리나라가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한 데 대해 "한국 국채를 사실상 선진국 수준에서 인정한다는 의미"라며 "우리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외환시장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시간) '2024년 10월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WGBI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WGBI 편입 결정에 따라 해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금리 안정에 따른 정부·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절감, 안정적 재정운용 확보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국가신인도를 계속 높여온 것, 특히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해온 것이 지수 편입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도 현지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 우리나라가 2022년 9월 관찰대상국 지위에 오른 뒤 네 번째 도전 만에 WGBI 편입에 성공한 데 대해 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FTSE 러셀이 지적한 공매도 금지 문제에 대해서는 "불법 공매도를 차단하기 위한 법적·기술적·제도적 장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불법 공매도를 원천 차단하게 되면 내년 3월께 공매도 금지를 해제하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FTSE 러셀이 운영하는 인덱스인 WGBI는 블룸버그·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지수, 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 등과 함께 세계 3대 채권지수로 꼽힌다. WGBI 추종 자금이 2조~2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지수가 반영되는 내년 11월부터 최소 500억달러(약 70조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 시장에 단계적으로 유입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축통화가 아닌 국가의 채권을 인정해준 것은 중국, 호주, 캐나다 정도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한국 국고채 투자를 위한 원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외환시장 수급이 개선돼 원·달러 환율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금리 하락과 원화강세에 따라 코스피 지수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금융투자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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