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발생 이후 이와 유사하게 다중밀집 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살해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살인예고 글 게시 사건이 지난 1년여간 경기남부지역에서만 146건 발생했다. 하지만 용의자 검거율은 60% 수준으로 신원 특정조차 어려운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해 8월 이후 '살인예고' 글을 올린 사건이 총 146건 발생해 이 중 88건(60.2%)을 검거했으며, 58건은 여전히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야탑역 사건 용의자 또한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야탑역 월요일 날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신원불상자의 글이 올라왔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야탑역 일대에 순찰대 3개 팀과 기동대 1개 팀, 장갑차, 지역 경찰 등을 투입해 순찰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해당 사이트 측에 글 게시자 신원 특정을 위한 수사 협조를 요청했으나,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 해당 사이트 서버는 해외에 있는 데다 텔레그램 외에는 사이트 운영자와 연락할 수단조차 없어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사이트에 글 작성자의 IP 정보 등 자료를 요청했지만, 사이트 측은 "우리도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이트 메인 페이지에는 "익명으로 진행되는 안전 커뮤니티", "IP 및 신상 걱정 없이 이용하는 사이트"라는 등의 소개 글이 올라와 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해당 사이트는 누구든 익명으로 간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라 IP를 포함한 글 작성자의 정보 추적은 이론상 불가능하다. 해당 사이트는 이 사건 발생 후 올린 공지글에서 "우리 사이트는 시스템 특성상 운영자조차 작성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없는 완전한 익명성을 보장하는 커뮤니티"라며 "우리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수사에 대한 협조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처럼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나 익명 사이트에 글을 쓴 경우에는 게시자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기자단 정례간담회에서 "이 사건 사이트는 익명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해외 사이트로, 글을 쓰는 과정에 아이디를 쓰거나 개인 인증을 하는 절차가 없다"며 "유관 사이트 추적, 국제공조 등 다양한 수사 기법을 통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살인예고 글 게시 사건의 공소시효는 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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