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부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 분야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그동안 '내부통제' 부실 문제를 겪었던 금융지주·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우리금융지주·은행에선 임종룡 회장이, 역시 잇단 금융사고를 겪었던 NH농협은행에선 이석용 행장이 증인으로 채택돼 국감장 출석을 앞둔 상태다.
검찰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350억원대 부당대출과 관련해 2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0일 금융위원회·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을 시작으로 금융위원회 소관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본격화한다. 오는 14~15일엔 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신용보증기금, 17일엔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대상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감사 초반부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증인으로 채택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출석 여부다. 은행권에선 우리은행의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으로 임 회장이, NH농협은행의 잇단 금융사고로 이 행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단계다.
임 회장의 경우 손 전 회장 사건의 직접적 책임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재임 기간에도 부정 대출이 이어진 바 있고, 우리금융이 사태를 파악한 뒤에도 감독 당국에 약 4개월 지연해 보고하는 등 사후 수습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드러냈단 평가를 받는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새 지주 회장, 행장 체제에서 1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수습 방식이 과거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임 회장의 출석이 성사되면 금융지주회사 CEO로선 처음으로 국감장에 나서는 사례가 된다. 그간 여러 차례 금융지주 회장들의 출석 요구가 있었지만, 대부분 불출석하거나 여야 논의 과정에서 제외된 바 있다. 임 회장은 부당대출 사건의 전모, 보고 지연 의혹 등에 대한 집중적인 질의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 본인도 국감장에 출석하겠단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앞서 입장문을 통해 '조사,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히 따르겠다'고 밝힌 만큼, (국감장 출석을) 피하지 않겠단 입장인 것으로 안다"면서 "질의에 성실하게 답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행장도 잇단 금융사고와 관련한 질의를 받을 전망이다. NH농협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4차례 금융사고가 발생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 중엔 허위 매매계약서를 통한 109억원 규모 부당대출 사고, 117억원대 직원 횡령사고 등 굵직한 사건이 적지 않다.
한편 정무위는 아니지만,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기관 증인으로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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