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공개매수 온 힘 다해 저지"…첫 입장

19일 임직원에게 서한
"대응방법 찾아…각자 자리에서 최선 다해달라"
우군 확보 위해 일본 방문후 귀국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맞서 경영권 방어를 공식 선언했다. 최 회장은 "온 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라며 임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성공을 자신하며, 양측 간 경영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최 회장은 19일 서한에서 "그들의 허점과 실수를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더 자세한 계획을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최 회장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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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MBK파트너스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개매수 실패 시나리오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최소치인 7% 지분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개매수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은 다음 달 4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66만원에 최소 144만5036주(6.98%)에서 최대 302만4881주(14.61%)까지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영풍과 MBK 측 지분은 최대 47.7%까지 늘어난다. 공익재단 등 의결권이 없는 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50% 이상 지분을 차지하게 된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업계에서는 막대한 자금을 혼자 감당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 회장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MBK파트너스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66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과 더 많은 물량(144만5036주)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측이 방어를 위해 필요한 최소 지분율은 7.63%로, 사실상 1조원 이상을 조달해야 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회장님 혼자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이를 일축했다.


최 회장은 최근 우군 확보를 위해 급히 일본을 방문해 글로벌 기업들의 대표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서한에서 "대응 방법을 찾아냈다"고 밝혔는데, 일본 방문을 가리킨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 측은 영풍과 특수관계자로 묶이는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고려아연 측은 여러 법적 검토를 거쳐 자사주 매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법적 대응에도 착수했다. 이사회의사록과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비롯해 영풍 경영진에 대한 대표소송, 영풍 이사들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업무상 배임 등 형사고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감독 당국에 진정을 제기하는 등 모든 가능한 법적 절차를 강구하고 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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