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상승으로 인해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가계대출이 급증세를 기록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주담대는 전월 대비 8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4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다. 은행 주담대는 작년 3월부터 1년5개월째 증가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주담대와 기타대출(신용대출 및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3년1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다.
한은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아파트 거래량이 늘면서 주담대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서울 명목 주택가격은 2021년 고점의 90%를 회복했고, 서초구 등은 전고점을 상회해 주택시장 위험지수가 고평가 단계에서 재상승했다.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올해 2분기 0.93으로 2021년 4분기 기록한 1.11이후 가장 높았고, 7월에는 1.11로 더 올랐다. 5대 광역시 기준으로는 2분기 0.14를 기록해 2022년 2분기 0.25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수도권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며 "8월에는 여름 휴가철 대출 수요와 증시 급락에 의한 주식 저가매수 자금 대출 수요 등도 늘면서 대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으로 9월에는 8월에 비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8월에는 9월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을 앞두고 막바지 대출 수요가 몰린 영향도 있었다"며 "정부의 대책과 함께 은행권의 자체 노력도 있어서 이달에는 대출 증가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줄지 않으면 추후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10월께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가계대출 문제로 인해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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