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하는 여성 '원룸 창문으로' 불법 촬영, 2심서 감형 왜?

수사기관에 자수한 점 참작

원룸 건물에서 샤워하는 20대 여성의 알몸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한 20대가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는 8일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가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A씨(25)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원본보기 아이콘

A씨는 지난해 7월 17일 낮 12시 30분쯤 강원 춘천시에 있는 B씨(22·여)가 거주하는 원룸 건물의 욕실 쪽 외부 창문을 열고, 휴대전화 카메라 동영상 기능을 켠 후 알몸으로 샤워하던 B씨의 모습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법원은 "범행 경위와 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A씨 항소로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자수한 점, 원심에서 피해자에게 500만원을 공탁한 뒤 당심에서 추가로 500만원을 지급해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감형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A씨는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항소했다.

사건을 살핀 2심은 “피고인은 범죄경력이 없는 초범이고, 수사기관에 이 사건 범행을 자수했다”며 “피고인은 원심에서 피해자에게 500만원을 공탁했고, 2심에서 추가로 500만원을 지급했다.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4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보고에 따르면, 불법촬영 및 유포 범죄는 5541건에서 5876건으로 약 6% 늘었다. 불법촬영물을 이용한 협박, 강요 등의 범죄는 집계를 시작한 2020년 120건에서 2021년 546건, 2022년 821건으로 2년 새 7배 가까이 급증했다. 2022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전체 성폭력 범죄는 4만515건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