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공노", "엄벌탄원"…36주 낙태 사실 밝혀지자 의사들 격분

'36주 태아 낙태' 유튜버 사실로 밝혀져
지방 거주 20대 여성, 수술 병원장 입건
의협 "살인 행위와 다름없어…강력 대처"

36주 된 태아를 낙태(임신 중절)한 유튜버의 이른바 '낙태 브이로그'가 조작이 아닌 사실로 밝혀진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해당 낙태 수술을 시행한 회원을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의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의사협회는 “임신 36주 차의 태아는 잘 자랄 수 있는 아기로 이를 낙태하는 행위는 살인 행위와 다름없다”며 “언제나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의사가 저지른 비윤리적 행위에 더욱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모습.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출범을 예고했던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 대신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모습.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출범을 예고했던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 대신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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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6월 20대 여성 A씨가 유튜브 채널에 ‘총 수술 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영상에서 A씨는 지난 3월 월경이 끊긴 뒤 병원에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생리 불순이라는 진단을 받았으나, 임신 36주 차가 돼서야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하면서 "태아 살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모자보건법상 임신 24주를 넘어가는 낙태는 불법이지만, 형법상 낙태죄가 사라져 처벌 효력이 없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해당 유튜버와 이 수술을 집도한 의사를 살인죄로 경찰에 수사 의뢰(진정)했다.


12일 서울경찰청은 문제의 영상을 게시한 20대 여성 유튜버 A씨와 수술한 병원을 특정해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해당 유튜버는 지방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으로 확인됐고, 병원은 수도권에 소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병원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의료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입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아는 의료기록상 사망한 상태로 알려졌다.

A씨의 영상에 담긴 내용이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의사협회는 이날 상임이사회 의결을 통해 낙태 수술을 실시한 회원을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심의에 회부할 계획이다. 임현택 의사협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해당 병원장에 대해 의사협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엄히 징계하고 사법처리 단계에서도 엄벌을 탄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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