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사저는 100억원…가장 비싸게 팔린 역대 대통령 사저는[뉴스설참]

(31)역사적 공간, 대통령 사저
김홍걸, 상속세 납부 위해 DJ 사저 매각
李·朴·文 전 대통령 사저 3채 사들인 인물도

편집자주'설참'. 자세한 내용은 설명을 참고해달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뉴스설참]에서는 뉴스 속 팩트 체크가 필요한 부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사저로 알려진 동교동 주택이 매각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대 대통령들의 사저에도 관심이 일고 있다. 사저는 대통령이 거주한 공간인데다 민주화 운동·탄핵 등 현대 정치사와 연관돼 역사적 가치가 높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재 대구 달성군 사저에 거주하고 있는데, 그가 이전에 거주하던 서울 내 사저는 모두 매각됐다.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4월 매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는 구룡산에 인접한 주택 단지 내 있는 단독 주택이다. 총면적 517㎡, 대지 면적 406㎡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다. 매입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수감 상태였기 때문에 이곳에 실제로 거주한 적은 없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벌금과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지 않자 검찰이 압류를 진행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나온 매물이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예전 자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예전 자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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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사저의 매각 사실이 눈길을 끈 이유는 매입자가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컴퍼니였기 때문이다. 해당 기획사에는 당시 배우 고현정, 조인성 등 유명 배우가 소속돼 있었고, 매입 이후 이 주택을 영화 촬영 등 세트장으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오케이컴퍼니는 2021년 9월 법원 경매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사저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았고, 같은해 10월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 당시 낙찰금액은 약 38억6000만원이었으며, 지난해 말 사저를 다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또 다른 자택인 삼성동 사저 매각 소식은 남다른 매입자 때문에 주목받았다. 삼성동 사저는 1990년부터 2013년 2월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까지 대통령 당선 전까지 거주하던 곳으로, 2017년 67억5000만원에 팔렸다. 이를 사들인 사람은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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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사저뿐 아니라 이명박·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까지 총 3채의 전직 대통령 사저를 사들인 인물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미납 벌금과 추징금 환수를 위해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를 공매에 넘기자, 2021년 7월 홍 회장이 이를 111억5600만원에 낙찰받은 것이다. 논현동 사저는 673㎡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다. 이어 2022년에는 문 전 대통령이 취임 전 거주했던 경남 양산시 매곡동 사저를 26억원 정도에 매입했다. 문 전 대통령은 현재 양산시 평산마을에 거주하고 있다.

다만 홍 회장 측은 대통령 사저를 3채나 매입한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고,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치적 이유는 아니라고 간략하게 밝힌 바 있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대통령 내외 사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대통령 내외 사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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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는 당초 부인 이순자 여사와 며느리 등이 본채와 정원 부지, 별채 등의 소유권을 나눠 가졌다. 2018년 추징금 미납으로 압류돼 경매로 넘어갔으나, 이 여사가 미납 추징금 환수를 이유로 자택을 공매에 넘긴 것이 부당하다며 낸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돌려받게 됐다. 전 전 대통령 사저에서 도보 5~7분 거리에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는 부인 김옥숙 여사가 소유하고 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 매각 이슈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이 사저를 100억원에 매각한 것이 논란의 단초가 됐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 등 동교동계 원로들은 이런 역사적 공간을 일반인에게 매각한 것이 적절치 못하다며 재매입을 위한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고, 김대중재단 역시 사저를 다시 사들일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들이 사저 재매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곳에서 김 전 대통령이 3번의 대선을 치르고 민주화 운동 시절 55차례에 이르는 가택연금을 견뎌내는 등 정치 여정의 대부분을 보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 계열 정치 세력을 뜻하는 '동교동계'라는 표현도 여기서 비롯됐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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