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의 이색 이력이 화제다.
워싱턴포스트(WP)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샐리 젠킨슨은 7일 기고한 칼럼 '너드와 괴짜들이 파리올림픽을 장악하고 있다'에서 "2024 파리올림픽만큼 뛰어난 괴짜들이 한자리에 모인 올림픽은 없었다"며 명석한 두뇌와 스포츠에 대한 집념을 바탕으로 학문적 성과와 선수로서의 커리어를 모두 이룩한 선수들을 집중 조명했다.
해당 칼럼에 따르면 파리올림픽 여자 육상 2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미국의 가브리엘 토머스는 '하버드 졸업생 최초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하버드에서 신경생물학을 전공하고 공중보건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수면 역학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몇 년 전에는 훈련과 성적 향상 압박에 시달리자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며 세네갈로 돌연 두 달간 휴식을 떠나는 "괴짜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남자 육상 1만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그랜트 피셔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컴퓨터 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취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피아노 연주다. 달리기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데이터를 사용해 다양한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계산사회과학'이라고 한다.
남자 육상 1500m에서 동메달을 거머쥔 야레드 누구스는 고등학교 때 볼링팀에서 뛰었다. 노트르담 대학에서 생화학 학위를 받은 그의 꿈은 치열 교정의이며 달리기는 취미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는 한가한 시간에는 목탄 연필로 곤충을 스케치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젠킨슨은 이들이 학문과 스포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이들의 '괴짜 같은 집념'을 지목했다. 그는 "괴짜들은 대부분의 사람이 공유하지 않는 강박관념을 지니고 이를 지적으로 추구한다"며 "이것이 그들이 파리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여자 원반던지기 종목에서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파리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오른 밸러리 캐럴린 올먼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레벨의 선수들은 결국 심리 싸움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선수들이 하는 일의 대부분은 일 년 내내 같은 동작을 수천 번 반복하고 경기장에서 단 1초 내외의 움직임을 선보이기 위해 일상과 규율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루함을 참고 과정을 중시하며 훈련에 적합한 깊은 주의력과 회복 탄력성을 지닌 '괴짜'들이 올림픽에서 선전하는 이유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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