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이코노미·임원은 비즈니스…안세영 폭로에 협회 만행 재조명

안세영, 금메달 획득 후 언론에 '충격 폭로'
협회 만행 재조명…"멋대로 엔트리 교체"
문화체육관광부, 관련 경위 파악 착수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그는 경기 후 이루어진 언론 인터뷰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비판했는데,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관련 경위 파악에 착수한 상태다. 이 와중 6년 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만행이 재조명되고 있다.

안세영이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승리하여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안세영이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승리하여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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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대표팀 선발에 개입하고, 임원 여비에 막대한 돈을 지출한 협회의 과거 만행을 기사를 갈무리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기사는 지난 2018년 11월 SBS가 보도한 것으로, 보도에 따르면 협회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국가대표 선발에 개입했다. 이례적으로 엔트리가 3번이나 수정된 것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고려해 세대교체를 하라는 협회 임원진의 지시 때문이었고, 그 결과 20명 중 6명이 교체됐다. 이 중 종합 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는 2명뿐이었고, 복식은 2개 조를 제외하고 무려 4개 조사 파트너가 바뀌었다.


무리한 변화는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노메달(No medal)'의 치욕을 안겼다. 하지만 협회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감독과 코치진에 전가하며 문자메시지로 경질을 통보했다.

또한 2018년 7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 대회 참가를 위해 배드민턴협회가 작성한 예산서에는 선수 6명이 출전한다고 적혀있는데, 임원은 8명이 따라갔다. 감독과 선수들은 이코노미석에 앉은 것과 달리 임원진은 전원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2017년 5월 호주 대회 때는 임원 5명이 모두 비즈니스석을 타고 갔다가 '전력상 우승은 어렵다'고 판단, 8강전 이후 조기 귀국했다. 이 임원들이 사용한 금액은 1600만원 이상이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당시 선수들은 금메달을 획득했고, 임원진 누구도 정상에 오른 장면을 보지 못했다.


안 선수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대표인 허빙자오를 상대로 2-0으로 승리하여 금메달을 획득한 뒤 곧장 협회를 비난하는 인터뷰를 연 것도 이같은 협회의 과거 만행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안 선수는 "내 무릎 부상 정도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쉽게 나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며 "그런데 협회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서 실망이 컸다. 이제 대표팀을 계속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협회는 선수들의 모든 것을 다 막고 있다"라며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하고 있다. 한국 배드민턴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에 금메달이 1개밖에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뒤를 돌아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고 짚었다.


한편 문체부는 "현재 파리 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다른 종목들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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