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베테랑 투자자인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가 미국발(發) 경기 침체 공포로 인한 글로벌 증시 패닉셀(과매도)이 과거 1987년 '블랙 먼데이' 폭락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 글로벌 경제는 침체를 피했으며, 현재 미국 경제와 일자리 시장 역시 여전히 강력해 침체에 빠질 위험은 낮다고 봤다.
야데니 대표는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1987년이 연상된다"며 "당시 우리는 주식 시장에서 폭락을 겪었고 기본적으로 하루 동안 모든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1987년 10월19일 뉴욕 증시 개장 후 대량의 매도 주문이 쏟아지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하루 22.6% 폭락한 '블랙 먼데이'를 언급한 것이다.
그는 "(1987년) 주식시장 폭락은 우리가 경기 침체에 빠졌거나 곧 진입하리라는 것을 의미했다"면서 "하지만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에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와 패닉셀을 부른 7월 고용 보고서 쇼크에도 미 경제와 고용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앞서 미 노동부가 지난 2일 내놓은 7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신규 고용은 11만4000건 증가했고, 실업률은 4.3%를 기록했다. 고용 증가폭은 전망치(17만6000건)를 크게 밑돌았고, 실업률은 예상(4.1%) 보다 빠르게 올라 침체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야데니 대표는 "노동 시장은 여전히 ??양호한 상태"라며 "미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서비스 부문은 잘 굴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주식 투매 행렬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기보다는 시장의 기술적 일탈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주식시장 과매도의 상당 부분은 '엔 케리 트레이드' 청산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으로 해외 투자된 엔화 자금이 일본으로 귀환하며 전 세계 증시가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일종의 금융위기가 돼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다"면서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 과열도 이번 증시 폭락의 원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다만 패닉셀이 이어질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0.5%포인트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야데니 대표는 전망했다.
그는 "금요일과 이날의 매도세가 며칠 이어지면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 기조로 갈 것"이라며 "이는 (9월 회의에서) 50bp(1bp=0.01%포인트) 인하를 의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야데니 대표는 정부 재정적자 우려 등으로 채권 가격이 내릴 가능성이 있을 때 국채를 대량 매도해 금리를 높이는 투자자를 일컫는 '채권 자경단'이란 용어를 처음 만든 경제학자이자 월가 베테랑 투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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