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쿠폰으로 덩치 키우다 피해 규모도 커졌다

위기의 전조 상반기 내내 있었다
쿠팡·네이버로 시장 재편됐지만 상반기 사용자 지속 증가
6월 티몬 위메프 각각 400만 이상으로 정점 찍어

티몬과 위메프에서 올해 상반기 각종 프로모션으로 사용자를 늘려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큐텐의 위시 인수 자금 등을 위해 거래 규모를 키워야 했고, 쿠팡 등의 독주와 중국 e커머스(C커머스)의 공세 등 시장 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해 사용자 확대에 나선 것이 결국 화근이 됐다는 평가다.


6일 데이터기업 아이지에이웍스는 모바일인덱스로 집계해보니 티몬·위메프(티메프)의 월간사용자수(MAU)는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6월 각각 407만명, 406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단순 계산하면 양사 사용자가 813만명에 달한다. 이는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0만명 가까이 사용자가 증가한 것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올해 증가세다. 티몬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사용자가 늘어 올 초 340만명대로 늘더니 4월엔 한 번에 400만명을 돌파했다. 이 규모는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7월까지 유지됐다. 위메프에서도 300만명대에 머물다 3월에 갑자기 70만명 가까이 사용자가 증가했고 이후에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저 사용자만 증가한 게 아니었다. 지난 6월 티몬과 위메프 카드 결제액은 각각 4675억8000만원과 1913억원으로 추산됐다. 합계는 6588억8000만원이다. 올해 들어 결제금액이 꾸준히 늘더니 6월 최고치를 찍었다.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심문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은 티몬과 위메프의 회생 신청 이유, 부채현황, 자금 조달 계획 등을 심사할 계획이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심문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은 티몬과 위메프의 회생 신청 이유, 부채현황, 자금 조달 계획 등을 심사할 계획이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원본보기 아이콘

이는 쿠팡과 네이버의 독주가 두드러진 상황에서 이례적인 증가세였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한국 시장 공략이 거센 시기이기도 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7월 알리와 테무의 MAU는 각각 847만명, 755만명이다. 이를 더하면 1602만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36% 증가했다. 알리·테무의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결제 추정금액은 2조293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결제 추정금액인 2조3227억원에 육박했다.


시장 상황이 티메프에 우호적이지 않았지만 외려 사용자가 늘었던 배경은 쿠폰 등 할인 공세였다. 큐텐의 위시 인수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선 거래 규모를 키워야 했고 녹록하지 않은 환경에서 파격적인 할인 정책 외엔 뾰족한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시기에 싸게 사려면 티메프에서 검색해야 한다는 얘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선 공공연하게 퍼졌다. 한 피해 판매자는 "4월부터 티몬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역마진 쿠폰이 붙으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했다. 이 프로모션에 판매대금을 썼고 이는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다.

사용자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은 결국 피해 규모를 키웠다. 위메프·티몬 사태 관련 관계 부처 TF에 따르면 티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는 지난달 31일 기준 2745억원이며 정산기일이 다가오는 6~7월 거래분까지 포함하면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