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없고 밥도 맛없어"…伊 훈남 금메달리스트 공원서 잠든 이유

100m 배영 금메달리스트 토마스 세콘
"숙소에서 더위와 소음 시달려… 잠 못자"

2024 파리올림픽에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수영선수'라는 타이틀을 얻은 이탈리아 선수가 선수촌 숙소 대신 야외에서 낮잠을 자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선수는 앞서 올림픽 선수촌의 시설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바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탈리아 수영선수 토마스 세콘이 공원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사진출처=후세인 알리레자 인스타그램 캡처]

이탈리아 수영선수 토마스 세콘이 공원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사진출처=후세인 알리레자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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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파리올림픽 100m 배영에서 금메달을 딴 이탈리아의 수영선수 토마스 세콘(23)이 공원의 잔디 위에서 낮잠을 자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 모습은 사우디아라비아 조정 선수 후세인 알리레자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콘의 잠든 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사진을 보면 세콘은 공원 벤치 옆 잔디 위에 흰 수건을 깔고 누워, 신발을 벗어놓은 채 잠들어 있다.

세콘이 숙소 대신 야외에서 낮잠을 잔 것은 파리올림픽 선수촌 시설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행동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남자 배영 100m 금메달, 자유형 계주 400m 동메달을 따며 주목받은 세콘은 선수촌의 환경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일 배영 200m 결선 진출에 실패한 후 "날씨는 더운데 에어컨도 없고, 밥은 맛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 실망스럽지만 너무 피곤했다"며 "밤에도 오후에도 잠이 오지 않는다. 보통 집에 있을 때는 항상 오후에 잠을 자는데 여기서는 더위와 소음에 시달리는 탓에 잠을 자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파리 올림픽 선수촌 숙소는 개막 이후 골판지 침대, 에어컨 미설치, 부실한 식단 등으로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친환경을 표방하며 100% 재활용이 가능한 골판지로 침대를 제작했으나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또 '탄소 발자국 줄이기'를 핵심 과제로 표방하면서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채식 위주 식단을 제공한 것도 문제가 됐다. 특히 선수들의 이동을 책임지는 셔틀버스에서조차 에어컨을 켜지 않아,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영국 선수단은 공개적으로 선수촌 음식에 불만을 표시하고, 자체적으로 음식을 조달하기도 했다. 또 스웨덴 여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달 27일 올림픽 선수촌의 매트리스가 너무 딱딱하다며 매트리스를 따로 사들여 배치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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