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고급 레스토랑 등 호화 술자리로 현혹해 대학가에 조직적으로 마약을 유통시킨 일당이 적발됐다.
5일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남수연)는 대학생 연합동아리를 이용해 마약을 유통·투약한 대학생 총 14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주범 30대 A씨는 이미 구속돼 추가 기소했고, 20대 동아리 임원 B씨와 C씨 및 회원 D씨를 구속기소 했다. 회원 2명은 불구속기소 했고, 나머지 가담자들은 전력 및 중독 여부,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조건부 기소유예했다.
연합동아리 회장인 A씨는 마약 판매수익으로 호화 술자리를 제공하는 수법으로 단기간에 약 300명의 회원을 모집한 후 회원들과 마약을 함께 투약했다. 해당 동아리는 2021년 결성돼 대학생들이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가 외제 차와 고급호텔, 파인다이닝, 회원전용 숙소, 뮤직페스티벌 입장을 무료 혹은 저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주요 명문대생들을 면접으로 선발했다. A씨는 동아리 회원들과 친해진 후 액상 대마 등 다양한 마약을 권하는 방식으로 중독시켰다. 이들이 가장 많이 투약한 것은 'LSD'로 A씨가 ‘우울증, 중독 등에 효과가 있다’는 취지의 정보를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마를 시작으로 점차 강도가 강한 신종마약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다양한 마약을 접하게 해 동아리 회원들이 마약에 중독되게 했다. 그 뒤 이들에게 텔레그램과 가상화폐를 통해 웃돈을 붙여 고가에 마약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사업을 영위했다. A씨는 지난해에만 1200만원 이상의 마약을 매매했고, 회원들과 함께 마약을 해외로 운반해 투약했다.
해당 사건은 단순 마약 투약으로 구속기소 된 A씨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던 중 공판 검사가 수상한 거래명세를 포착해 휴대전화 포렌식 및 계좌, 가상자산 내역을 추적해 대학가 마약 유통 범죄의 실체를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인터넷, SNS를 중심으로 대학생들에게까지 마약범죄가 광범위하게 확산함에 따라 10~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마약류 범죄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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