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장 인근에서 신생아의 항문, 발가락, 손이 없는 정체불명의 질병이 퍼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에서는 이 질병을 치료가 불가능한 '유령 병'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은 2015년 북한을 탈출한 이영란씨의 발언을 이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 씨는 "2015년 북한 탈출 전까지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 살았고, 내 아들은 이 유령 병에 걸린 환자 중 한 명"이라며 "길주에서는 항문, 발가락, 손이 없는 아이를 낳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선 유엔(UN)이 제공한 의약품은 정부 고위 관리들이 사재기하고 있고, 무료 의료 제공 약속과 달리 약국 선반은 텅 비어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내 '유령 병'에 대한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열린 '길주군 탈북민들의 핵실험 피해 증언' 기자회견에서는 김순복 남경훈 등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출신 탈북민들도 이같이 주장했다.
남씨는 "동네에 환자가 늘고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났을 때 주민들은 귀신병에 걸렸다고들 말했다"며 "당국에선 방사선 피폭 가능성은 얘기하지 않고 '고난의 행군' 때문에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영향이라고 구실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씨도 "군인들이 오기 전에는 살기 좋은 마을이었는데 점차 결핵, 피부염 환자가 늘었다"며 "사람들은 '귀신병'에 걸렸다며 무당을 찾아가곤 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통일부는 올 2월 북한 풍계리 일대에서 원인 모를 질병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의뢰해 핵실험장 인근 8개 시군(길주군, 화대군, 김책시, 명간군, 명천군, 어랑군, 단천시, 백암군) 출신 탈북민 80명을 지난해 5월15일부터 11월6일까지 검진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풍계리 인근 지역 출신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 일부의 염색체가 변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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