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여성용 소품'이라는 과거 통념에서 벗어나 양산을 스스럼없이 이용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일본 환경성은 2019년 여름 폭염에 따른 열사병 대책의 일환으로 '남자 양산 쓰기' 캠페인을 전개했는데, 남자도 편하게 양산에 도전할 수 있도록 '아버지의 날'에 아버지에게 양산을 선물하는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 시민은 일본 관광을 갔다 양산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손모씨(28)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는 남자도 양산을 거리낌없이 써서 신기했다"며 "비 올 때 우산을 쓰는 게 당연하듯이 앞으로는 한국에서도 뙤약볕이 내리쬘 때 양산을 써볼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여름철 양산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은 네이버 검색량에서도 드러났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쇼핑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체 연령의 남성이 '양산'을 클릭한 횟수가 5월 1일에 비해 지난달 15일 6배 넘게 증가했다.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 양산을 구매한 남성의 체험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양산은 여성용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피부 미용·건강에 대해 관심을 갖는 남성이 늘어나며 양산을 찾는 남성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여가로 골프를 즐기는 안모씨(62)는 "요즘같이 뜨거운 날에 양산을 쓰고 안 쓰고가 천지 차이"라며 "시원한 건 당연하고 얼굴도 적게 탄다"고 설명했다.
30대 직장인 전모씨도 "폭우가 쏟아지다가도 몇 분 뒤면 해가 쨍쨍한 도깨비 장마가 이어져 우산과 양산 두가지 기능이 있는 우양산을 구매했다"며 "선크림을 바르면 얼굴이 미끈거리고 옷에도 묻는데 양산은 그런 불편함 없이 쓰면 즉시 시원해진다"고 밝혔다.
김모씨(28)도 "요즘 한낮은 말할 것도 없고 출퇴근 할 때도 너무 덥고 뜨겁다"며 "남자가 양산을 쓴다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없는 것 같아 눈치가 안 보인다"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