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이것' 노출 잦을수록 해롭다…"시청 전 경고 메시지 필요"[콕!건강]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는 먹방·쿡방 등을 청소년기에 자주 시청할 경우 패스트푸드, 가당음료(SSB), 고카페인 음료를 자주 섭취하는 등 불건강한 식습관이 형성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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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용·박은철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 교수 연구진은 최근 청소년들이 주 1회 이상 먹방·쿡방을 시청한 청소년들의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 대비 이들 음식을 섭취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총 5만451명의 중·고등학생 청소년이 참여한 2022년 제18차 한국청소년건강행태조사(KYRBS)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연구의 주목적은 먹방·쿡방 시청이 청소년들의 건강 관련 행동, 특히 건강하지 않은 음식 섭취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연구진들은 먹방·쿡방 시청 빈도에 따라 노출이 높은 그룹(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시청)과 낮은 그룹(한 달에 3회 미만 시청 및 전혀 시청하지 않음)으로 분류한 후, 이들의 조사 참여 전 7일 동안 패스트푸드, 가당음료, 고카페인음료의 섭취 빈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먹방·쿡방에 고노출된 그룹은 노출도가 낮은 그룹에 비해 이들 음식을 섭취할 확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낮은 노출도 그룹 대비 고노출도 그룹이 더 자주 이들 음식을 섭취할 확률인 교차비(OR, Odds Ratio)를 기준으로 봤을 때 남학생의 경우 패스트푸드는 1.37, 가당음료는 1.42, 고카페인음료는 1.30의 교차비가 나타났다. 즉 먹방·쿡방에 자주 노출될 경우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패스트푸드를 자주 섭취할 확률이 37% 더 높게 나타났다. 여학생도 패스트푸드 1.46, 가당음료 1.51, 고카페인음료 1.24의 교차비가 나타나 남녀의 편차 없이 먹방과 쿡방의 시청이 이들 음식의 섭취 확률을 더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위그룹 분석에서는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이 같은 영향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먹방·쿡방 고노출군의 패스트푸드 섭취 교차비는 중학생에게서는 남학생 1.53, 여학생 1.55로 나타났는데 고등학생에서는 각각 1.21과 1.36으로 연령에 따른 차이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먹방과 쿡방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많은 양의 음식을 먹거나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섭취하는 모습으로 보여주는 만큼 일반적인 요리 교육 프로그램이나 음식 광고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한 먹방·쿡방은 과식 등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을 유도할 수 있어 청소년들에게 장기적으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아직 음식에 대한 이해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자신이 소비하는 동영상의 콘텐츠, 친구들의 음식 섭취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1저자인 주민정 연구원은 "앱 마켓에서 취약계층이 사용 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앱은 등록 과정에서 심사하듯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이 같은 규제가 필요하다"며 "청소년들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위해 먹방 시청 전 경고 메시지 삽입과 같은 개입이 필요하고, 또한 가정과 학교에서도 이와 관련한 적극적인 시청 교육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신재용·박은철 교수와 주민정 연구원 및 김단비·고지수·임재혁 연구원이 함께했다. SCI급 학술지인 뉴트리션 저널(Nutrition Journal)에 게재됐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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