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걸리는 병으로 인식돼온 수족구병이 일본에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의료기관마다 수족구병 환자로 북적이고 성인들도 병에 걸려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일본 TV아사히는 정부의 각종대책에도 수족구병이 사상 최악의 페이스로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3일 발표된 보고에 따르면 수족구병 환자는 1개 의료기관당 13.34명으로 최근 10년래 최다를 기록했다. 소아과에 찾아온 4살 아이는 손과 발에 발진이 났고 체온이 37도가 넘었다. 수족구병은 주로 "아이가 걸리는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인들도 감염되고 있다. 교토에 사는 40대 여성의 경우 2살 딸이 발병한 이후 자신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39도의 열이 3일 정도 지속되고 발진은 온몸으로 퍼졌다고 한다. 이 여성은 "발바닥이 너무 아파서 걸을 수가 없다"면서 "칼을 꽂은 듯한 통증으로 한걸음 한걸음이 괴롭고 신음소리가 나올 정도로 아팠다"고 전했다.
국내서도 휴가철을 앞두고 수족구병이 유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표본 감시 결과를 보면 방문 외래 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환자는 6월 둘째 주 기준 34.1명. 수족구병이 크게 유행한 2019년보다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족구병은 입안의 물집과 궤양, 손발의 물집성 발진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몸에 붉은 반점처럼 발진이 올라오는데 이를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 때문에 생기는 땀띠나 모기, 벌레 등에 물린 자국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질병관리청은 발진과 함께 38도 이상의 고열, 팔다리의 힘이 빠지거나 구토, 경련 등 증상을 보일 경우 신속히 의료기관에 방문할 것을 강조했다. 증상은 대게 감염 3~7일 후에 나타나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한 명이 걸리면 반 전체가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염성이 높다. 그 때문에 수족구병이 확진될 경우 의사의 완치 소견서 없이는 등원이 불가능하다. 대부분 일주일이면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 뇌수막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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