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염두에 두고 방산·음식료·유틸리티 등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22일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미국 대선 직전에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고, 지금도 그 과정이다. 당분간 시장에 대해 방어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부진했고, 미 증시와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한국 증시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코스피는 한 주간 2% 이상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에 닿았던 지난 4월 셋째 주 이후 가장 성과가 낮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으로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연관 자산 강세)가 힘을 받은 게 시장 급변에 영향을 미쳤다.
조만간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지만, 미 대선까지 향후 3개월간 트럼프 트레이드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에선 정보기술(IT)과 커뮤니케이션 등 기존 주도 주의 낙폭이 커졌지만, 공화당 수혜주로 볼 수 있는 에너지, 금융, 산업재 등이 선방했다"며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세부적으로 방산, 건설, 조선 등 산업재와 통신, 음식료, 건강관리 등 방어 주의 성과가 양호했다"고 짚었다.
그는 "공교롭게도 업종 차별화 흐름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미국 대선을 106일 남기고 승기를 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업종별 성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로 새 후보가 부상할 수 있지만, 정황상 민주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기를 꺾기는 매우 어렵다"며 "지금은 트럼프 재선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수익률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응 측면에선 지수 대비 주가 변동의 상관관계가 적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자기자본비용(COE)보다 높은 업종을 추천했다. 김 연구원은 "방산, 음식료, 유틸리티, 통신, 보험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양호한 실적을 토대로 수익성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지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편 최근 코스피가 빠르게 하락하는 과정에서 하단을 더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지금의 지수는 시장가치와 장부가치가 동일한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데, 여기에서 추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9배인 2650포인트도 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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