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인 1인이 평균적으로 소비한 닭고기는 20마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통계를 보면 작년 국내 닭 도축 마릿수는 10억1137만마리로 10억마리를 넘어섰다. 이를 인구(약 5000만명)수로 나눠 단순 계산하면 한 사람당 20마리를 먹은 셈이다. 그러나 닭고기 수입량은 수출량보다 훨씬 많다. 작년 국내 소비량이 78만9000t(톤)으로 생산량(60만7000t)을 30% 웃돈 것을 고려해 국내에서 도축한 닭고기와 수입 닭고기를 합치면 1인당 26마리를 먹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인의 닭고기 소비량은 20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지난해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을 무게로 따지면 정육(뼈를 제외한 고기) 기준으로 15.7㎏이다.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970년만 해도 1.4㎏에 불과했으며, 2003년에는 7.8㎏이었다. 따라서 닭고기 소비는 20년 만에 두 배가 됐다.
경제 성장과 비례해 닭고기를 포함한 육류 소비는 계속 늘고 있지만, 닭고기 소비 증가세는 과거보다 둔화했다. 2018년부터 5년간 1인당 닭고기 소비량 연평균 증가율은 2%로, 그 직전 5년간(4.3%)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닭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시기는 여름으로 특히 초복이 있는 7월의 도축 마릿수는 1억마리를 살짝 웃돌았다. 도축 마릿수가 가장 적은 2월과 비교할 때 3000만마리 더 많은 것이다. 이는 삼계탕이나 백숙 같은 보양식과 '치맥(치킨과 맥주)' 소비 증가로 인한 현상이다.
최근 'K-치킨'이 해외에서도 명성을 얻고 있지만 아직 한국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많은 편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닭고기를 중심으로 한 가금류 1인당 소비량을 집계한 자료를 보면 한국의 올해 소비 추정량은 17.6㎏이었다. 이는 세계 평균(14.6㎏)보다는 많았지만, 1위인 미국(49.3㎏)이나 유럽연합(EU)(23.1㎏)의 양보다는 턱없이 적다.
아시아에서 가장 닭고기를 많이 먹는 나라는 무슬림 인구가 다수라 돼지고기 소비가 적은 말레이시아로, 1인당 가금류 소비량은 47.4㎏에 이른다. 일본과 중국의 1인당 가금류 소비량은 각각 13.4㎏과 14.1㎏으로 한국보다 적다. 인도의 가금류 소비량은 2.2㎏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지난해 국내 3대 육류 1인당 소비량은 60.6㎏으로 쌀 소비량(56.4㎏)보다 4.2㎏ 더 많았다. 이 중 돼지고기(30.1㎏) 소비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닭고기(15.7㎏), 소고기(14.8㎏)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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