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갔다 실종된 '간헐적 단식' 창시자, 결국 숨진채 발견

사망 원인 밝혀지지 않았으나 실족사 추정

그리스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실종됐던 '간헐적 단식' 창시자 마이클 모슬리(67)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영국 의학박사이자 방송인인 마이클 모슬리(67). [이미지출처=엑스(X·옛 트위터) 캡처]

영국 의학박사이자 방송인인 마이클 모슬리(67). [이미지출처=엑스(X·옛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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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모슬리가 이날 오전 에게해에 있는 그리스 시미섬의 바위 지대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모슬리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현재로선 실족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슬리의 아내 클레어 베일리 박사는 "그는 등반 중 잘못된 길을 택했고, 수색팀이 쉽게 볼 수 없는 곳에서 쓰러졌다"며 "나의 훌륭하고 재미있고 친절하고 총명한 남편 마이클을 잃어 충격적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 엄청나게 운이 좋은 삶을 살았다. 우리는 서로 너무 사랑했고 함께해서 너무 행복했다"면서 "그를 찾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한 시미섬 관계자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콘스탄티나 디모글로 경찰 대변인 역시 "사망이 범죄 행위의 결과일 가능성은 작다"며 "다만 숨을 거둔 지 얼마나 지난 건지는 확실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앞서 모슬리는 지난 5일 오후 1시 30분께 시미섬의 세인트 니콜라스 해변을 따라 산책하러 나갔다가 실종됐다. 모슬리는 당시 휴대전화도 두고 외출한 상태였다. 아내 베일리 박사는 다음날 오전 실종신고를 했고, 그리스 당국은 경찰·소방관·자원봉사자 등을 동원해 대규모 수색 작업을 벌였다.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는 경찰견과 드론이 투입됐다.


현지 경찰은 모슬리의 실종을 두고 '스릴러' 같다며 의아해했다. 해당 지역은 안내표가 잘 돼 있고 길이 정비돼 있어 '길을 잃는 게 쉽지 않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또 인근 버스정류장 목격담이 나왔으나,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 경찰은 "이 섬은 어딜 가더라도 거리가 짧다. 친구들이 초대해 묵게 됐다는데, 아무도 그를 본 사람이 없다"며 "말도 안 된다. 어떻게 사람이 한낮에 사라질 수 있나. 몇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수색 당시 소방 관계자도 "해당 지역은 인적이 드물고 통제된 지역이라 그곳에 있다면 모슬리를 발견했을 것"이라며 "다른 길로 갔거나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다만 당시 그리스 시미섬은 낮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면서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 7일 낮 최고기온은 48도로 예보됐다. 모슬리 박사가 물을 가지고 가지 않았다면 탈수 등으로 기절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의학박사인 모슬리는 영국 BBC의 '믿으세요, 난 의사입니다'와 '더 원 쇼' ITV의 '디스 모닝' 등의 프로그램 진행자로 잘 알려져 있다. BBC 과학 다큐멘터리 '인간의 얼굴'로 에미상을 받는 등 다양한 수상 경력도 가지고 있다. 또 2012년에는 저서 '간헐적 단식법'을 출간해 간헐적 단식에 관한 전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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