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풍향 바뀐다…'임영웅 USB' 받은 北, 오물풍선 띄우나

대북전단 20만장 또 살포…北 "백배 보복"
軍, 오물풍선 재개시 확성기 즉각 가동 방침
9일부터 북풍…확성기 각오하고 도발하나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로 '9·19 군사합의' 효력까지 전면 정지된 상황에서 민간의 대북전단 살포가 재개됐다. 북한이 예고된 '보복'에 나설지 주목된다. 군 당국은 풍향이 바뀌는 시점에 맞춰 북한이 기습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7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전날 0시께 경기 포천시 일대에서 대북전단 약 20만장을 살포했다. 단체 측은 "6일 0~1시 사이에 '대한민국은 불변의 주적일 뿐'이라는 김정은의 망언을 규탄하는 대북전단 20만장을 애드벌룬 10개를 이용해 북한으로 보냈다"며 "김정은이 사과하지 않은 한 사랑하는 북한 동포에게 대북전단을 계속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6일 새벽 경기 포천시 일대에서 대북전단 20만장을 추가로 살포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전단 20만장과 케이팝(K-POP), 드라마'겨울연가', 나훈아·임영웅 트로트 등 동영상을 저장한 USB 5000개, 1달러 지폐 2000장 등을 10개의 대형 애드벌룬으로 북한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6일 새벽 경기 포천시 일대에서 대북전단 20만장을 추가로 살포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전단 20만장과 케이팝(K-POP), 드라마'겨울연가', 나훈아·임영웅 트로트 등 동영상을 저장한 USB 5000개, 1달러 지폐 2000장 등을 10개의 대형 애드벌룬으로 북한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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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체는 애드벌룬에 케이팝(K-POP)·나훈아·임영웅 노래, 드라마 '겨울연가' 동영상 등을 저장한 이동식저장장치(USB) 5000개, 1달러짜리 지폐 2000장도 함께 넣어 보냈다고 했다. 지난달 10일에도 전단 30만장을 날린 바 있다.


북한은 대북단체의 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지난달 말부터 오물풍선을 띄우고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을 감행했다. 이후 지난 2일 밤 김강일 국방성 부상 명의로 낸 담화를 통해 "우리는 한국 것들에게 널려진 휴지장들을 주워 담는 노릇이 얼마나 기분이 더럽고 많은 공력이 소비되는지 충분한 체험을 시켰다"며 오물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삐라(대북전단)'가 다시 발견될 경우 "백배의 휴지와 오물량을 집중적으로 살포하는 것으로 대응하겠다"는 위협을 덧붙였다.


이후 우리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 4일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했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대북 확성기를 재가동하는 것은 물론, 군사분계선(MDL) 일대 실사격 및 야외기동훈련 등이 가능해진 상태다.

북한이 보복을 예고한 상황에서 대북전단이 추가로 살포되며 남북 간의 긴장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오물풍선 살포를 재개할 경우 전방에서 대북 확성기를 즉각 설치·가동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직 본격적인 확성기 설치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이동식 확성기'의 경우 도로가 연결된 장소라면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6일 새벽 경기 포천시 일대에서 대북전단 20만장을 추가로 살포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전단 20만장과 케이팝(K-POP), 드라마'겨울연가', 나훈아·임영웅 트로트 등 동영상을 저장한 USB 5000개, 1달러 지폐 2000장 등을 10개의 대형 애드벌룬으로 북한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6일 새벽 경기 포천시 일대에서 대북전단 20만장을 추가로 살포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전단 20만장과 케이팝(K-POP), 드라마'겨울연가', 나훈아·임영웅 트로트 등 동영상을 저장한 USB 5000개, 1달러 지폐 2000장 등을 10개의 대형 애드벌룬으로 북한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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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발이 점쳐지는 시점은 오는 9일 전후다. 바람의 방향이 북풍(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바뀐다. 하지만 이번 주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만큼 기상이 마땅치 않으면 다른 형태로 도발해올 가능성도 있다. 거론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포 사격을 비롯한 해상 도발이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군사합의에 대해 먼저 '전면 폐기'를 선언하고, 올해 1월 초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수역으로 포 사격 200발을 퍼부은 바 있다. 당시 해병대는 2배에 달하는 400발로 맞대응에 나섰다.


북한이 무리한 도발이나 오물풍선 살포를 재개할 경우 우리 정부가 확성기를 전면 재가동할 것이 확실한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군이 확보한 확성기 전력의 가청 범위는 기동 8~10㎞, 고정 12~15㎞다. MDL에서 가동하면 개성 시내까지 닿을 정도의 성능이다. 북한의 MZ세대 격인 '장마당 세대'는 당국에 대한 충성도가 낮고, 그만큼 심리전에 따른 외부 정보의 유입에 취약하다. 북한으로선 우리 정부가 확성기를 가동하는 상황은 피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현재 북한의 도발 징후를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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