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말고 다른 방법도 있었다"…난동취객 뺨 때린 경찰 결국 해임

만취해 택시기사·경찰 폭행한 시민
지구대에서도 30분 간 행패 부려
A 경위, 제지하려 8차례 뺨 때려
합의금 500만원 건넸지만 직위 해제

행패를 부리다 지구대로 연행된 이후에도 소란을 벌인 만취자의 뺨을 여러 차례 때린 경찰관이 해임됐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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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연합뉴스는 서울 관악경찰서가 지난 13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독직폭행 혐의로 감찰을 받은 A 경위(49)를 독직폭행과 복종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해임했다고 보도했다. 독직폭행이란 인신 구속에 관한 직무를 하는 공무원이 직무 수행 과정에서 가한 폭행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15일 오전 0시 55분쯤 만취한 시민 B씨(20대)가 70대 택시 기사에게 행패를 부렸다.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얼굴을 폭행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같은 날 오전 1시 30분쯤 지구대로 옮겨졌는데 "무식해서 경찰을 하고 있다"는 등의 폭언과 욕설을 내뱉으며 행패를 부렸다. 이에 A 전 경위는 B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뺨을 8차례 때렸고, B씨는 119에 "경찰에게 맞았다"며 신고했다. 이후 A 전 경위는 B씨를 찾아가 고개 숙여 사과하고 합의금 500만원을 건넸다.

징계위는 "A 전 경위는 공권력 유린 행위를 용납할 수 없어 비위행위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제지할 수 있었다"며 A 전 경위를 검찰에 고발했다고도 밝혔다. 다만 검찰은 사정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상태다.


"취객 신고 말아달라" 경찰 하소연
현직 경찰관이 주취자 신고를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현직 경찰관이 주취자 신고를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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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취객을 신고하지 말아 달라는 경찰의 하소연이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직장인 인증을 통해 가입하는 한 커뮤니티에 '경찰청' 직업 인증을 마친 작성자 C씨는 "주취자 신고하지 마시고 못 본 척해달라"며 "주취자는 공동대응이라서 112에 신고해도 경찰관, 소방관이 모두 출동하고 119에 신고해도 소방관과 경찰관이 모두 출동한다. 출동하더라도 경찰관이나 소방관 모두 술이 깰 때까지 넋 놓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취자 신고로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119 인력과 피해자를 보호하고 범죄자를 제압할 수 있는 112 인력이 긴급한 현장에 출동할 수 없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또한 C씨는 "솔직히 주최자 신고가 들어오면, 자극을 줘서 주취자를 깨울 경우 주취자가 출동 요원 치아에 손상을 주거나 안와골절을 주는 폭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멍 때리고 (주취자가) 깰 때까지 가만히 있어야 한다"며 "현장에서 다치고 온 동료들을 보면 가끔 주취자 신고를 한 분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경찰청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경찰에 접수되는 주취자 신고는 한 해 약 100만건으로, 전체 112 신고 건수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하루 평균 2700건의 신고가 들어오는 셈이다. 경찰이 주취자에 대응할 때 법적 근거가 되는 것은 경찰 직무 집행법으로, '술에 취해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시민을 발견했을 경우, 경찰은 경찰서에 보호하는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다. 이후 2021년 판례에 따라 피구호자를 가족 등에 먼저 인계해야 하며, 의식 없는 만취자의 경우에는 응급조치하고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등에 후송하도록 경찰청 매뉴얼에 명시됐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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