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콘서트 티켓 재판매 규제 법안이 제정됐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를 구매하려다가 실패한 주의원이 발의했으며, 스위프트의 출생 연도와 앨범 제목을 따 법안 이름을 지었다.
8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 등 외신은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지난 7일 스위프트의 인기 앨범 이름이자 스위프트의 출생 연도 숫자 '1989'를 붙인 법안 '하우스 파일 1989'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 법을 '테일러 스위프트 법'이라고 불렀다. '하우스 파일 1989'는 이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티켓 판매자가 기본 가격에 추가되는 모든 수수료를 처음부터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한다. 또 리셀러(재판매자)가 1장을 초과해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등 소비자를 보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월즈 주지사는 "사기 티켓을 사지 않도록 소비자를 보호하고, 리셀러가 티켓을 모두 낚아채지 못하게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소속 주의원 켈리 몰러는 2022년 스위프트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려다 티켓 판매 사이트인 '티켓마스터'가 다운되는 바람에 티켓을 구매하지 못하게 된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당시 스위프트 콘서트의 인기가 치솟자 리셀러들이 티켓을 대량 사재기하기 위해 컴퓨터 '봇'을 돌려 동시 접속하면서 사이트가 수시로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리셀러들이 이렇게 낚아챈 티켓은 티켓 재판매 사이트 '스텁허브' 등에서 3만5000달러(약 4780만원) 넘게 판매됐다. 스위프트 콘서트 티켓 평균 가격은 약 254달러(약 33만원)이다. 100배가 넘게 부풀려진 셈이다.
소비자들은 '스텁허브' 등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서 인기 있는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 티켓을 사려고 결제할 때 숨어 있던 수수료가 추가로 붙으면서 당초 게시된 액면가보다 10배로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하우스 파일 1989' 법안에 기본 가격에 추가되는 모든 수수료를 공개하도록 한 것이다.
한편 미 의회 상원은 지난해 티켓마스터를 상대로 반독점 청문회를 열기도 했으나, 이와 관련한 연방 법안은 제정되지 않았다. 외신은 미국에서 미네소타와 메릴랜드주 등 극히 일부 주만이 이런 티켓 소비자 보호법을 제정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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