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뉴스 사용료 내라”…美, ‘링크세’ 두고 충돌 심화

구글·메타 “캘리포니아 뉴스 차단할 것” 경고
지난해 캐나다 정부와도 갈등 후 사용료 합의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뉴스 사용료를 청구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소위 '링크세'를 둘러싼 기업과 주 정부 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언론사 뉴스 링크가 캘리포니아 주민의 구글 검색 결과에 표시되지 않도록 차단했다. 구글 글로벌 뉴스 파트너십 담당 부사장인 재퍼 자이디는 지난 12일 블로그에 "'캘리포니아 저널리즘 보호법'(CJPA)이 우리 제품에 미칠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기반 뉴스 웹사이트의 링크를 검색에서 제외하는 단기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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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정치인과 언론사들은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CJPA 법안을 발의한 마이크 맥과이어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민주당)은 "이는 구글의 명백한 권력 남용이자 위험한 오만"이라고 비난했다. 캘리포니아 뉴스 발행인 협회의 브리트니 바르소티 법무 자문위원은 "한 회사가 본질적으로 캘리포니아 주민들을 위한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하게 우려스럽다"고 규탄했다. 미국 전역의 2200개 언론 매체를 대표하는 '뉴스 미디어 얼라이언스'는 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서한을 보내 구글의 경쟁법 위반 여부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이 같은 갈등에 중심에 서 있는 CJPA는 구글, 메타플랫폼 등 빅테크가 지역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으로 지난해 6월 캘리포니아주 하원을 통과하고 상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 해당 법안은 빅테크가 뉴스 콘텐츠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검색 결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언론 기사의 일부 혹은 링크를 표시할 경우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라는 취지를 기반으로 한다.


빅테크들과 달리 경영 위기에 직면한 지역 언론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명분도 있었다. WP는 지난 20년 동안 구글과 메타가 광고계에 대한 지배력을 꾸준히 키워온 반면 미국에선 수천 개의 지역 신문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그간 광고 수익 감소, 해고 및 파산 등으로 운영난을 겪어온 LA타임스 등 지역 매체 350여곳은 지난 18일 해당 법안을 지지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반면 지난해 4분기 구글과 페이스북이 벌어들인 광고 수익은 각각 655억달러, 401억달러에 달한다.

규제 대상이 된 빅테크들은 반발하고 있다. 앤디 스톤 메타 대변인은 캘리포니아주 하원 표결을 앞두고 지난해 발표한 성명에서 "저널리즘 보호법이 통과되면 우리는 사용료 지급 대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뉴스를 없앨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글 글로벌 뉴스 파트너십 담당 부사장인 재퍼 자이디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뉴스 기사를 접하는 일에 구글 보고 비용을 내라는 식의 '링크세'는 저널리즘을 지원하는 잘못된 접근 방식"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구글과 메타는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도 이와 비슷한 법이 통과되자 뉴스 링크 제공을 중단한 바 있다. 다만 구글은 이후 캐나다 미디어 업계에 매년 7350만달러(약 950억원)가량의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캐나다 정부와 합의하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2021년 호주에서도 빅테크가 자사 사이트에 언론사의 콘텐츠를 노출할 때 비용을 협상하도록 하는 법률이 통과되자 메타와 구글은 플랫폼 내 뉴스 링크 제공 및 검색 엔진 서비스 철수를 무기로 반격한 바 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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