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엄마 되면 경력단절 확률 2.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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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한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이 아이가 없는 여성들보다 2배 넘게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합계출산율 하락의 40%는 출산에 따른 여성의 고용상 불이익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KDI 포커스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를 가진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은 2014년 28%에서 지난해 24%로 4%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여성 평균 경력단절 확률이 29%에서 17%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자녀가 없는 여성의 경우 지난해 경력단절 확률이 33%에서 9%로 대폭 낮아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출산을 한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이 2.6배가량 높다는 의미다.


여성이 출산을 포기하면 경제적 이득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자녀 30대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았을 때 경력단절 확률은 최소 14%포인트 줄어든다. 여기에 경력단절에 따른 인적자본 훼손, 커리어를 이어갔을 때의 임금상승, 출산 이후 양육비 등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얻는 경제적 이익은 더 많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출산에 따른 여성의 고용상 불이익은 합계출산율을 크게 떨어뜨렸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25~34세 여성의 합계출산율이 떨어진 이유 중 39.6%가 출산 여성의 고용상 불이익 때문이었다. 아이를 낳으면 ‘경단녀’가 될 확률이 높아지다 보니 여성 청년들이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게 됐다는 해석이다.

원인으로는 일·가정 양립의 부재가 거론됐다. 일·가정 양립을 고려하지 않았던 과거 노동시장 환경을 바꾸지 않은 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만 늘어나며 발생한 일이라는 뜻이다.


보고서는 자녀를 둔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아기 부모의 시간 제약을 완화할 수 있도록 재택·단축 근무제도와 이를 위한 보조금 정책 확대, 남성 영유아 교육 비중 확대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특히 부모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동안의 시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재택·단축근무 제도지원을 10년 이상 장기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덕상 KDI 연구위원은 “단기적인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제도만으로는 여성들의 경력 단절을 감소시키는 데 한계가 온 것 같다”면서 “장기적인 시각으로 유자녀 여성의 고용률 격차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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