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이, '쇼티지' HBM장비 국산화로 온전한 수혜…이유있는 랠리

사상 최고가 경신…올해 들어 156% 상승
HBM 검사장비 공급 한계…국산화 요구 커져
D램·낸드 이어 HBM까지 반도체 호황 수혜

국내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디아이 가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검사장비 국산화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아이는 장 중 1만72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디아이 주가는 156% 올랐다. 시가총액은 4500억원을 넘어섰다.

1961년 설립한 디아이는 국내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다. 삼성전자 벤더로 D램과 낸드 번인 테스터를 공급하고 있다. 연결 대상 자회사인 디지털프론티어(DF)는 일본과 미국 업체가 양분하고 있는 웨이퍼 테스터 시장에서 국산화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 협력업체로 메모리 웨이퍼와 번인 테스터를 공급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는 최근 적극적으로 HBM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권태우 KB증권 연구원은 "HBM 검사장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D램 적층은 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수율개선 관련 장비 수요는 지속해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BM용 웨이퍼 테스터는 생산 초기 단계에서 결함 있는 제품을 빠르게 식별할 수 있다. 최종 제품의 품질을 높여 전체적인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디아이 자회사인 DF는 HBM용 특화 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두 가지 기능으로 분리함으로써 웨이퍼 처리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번인 테스트는 반도체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고성능 컴퓨팅, 자동차, 항공우주 등 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는 디아이를 포함한 업체가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번인 테스트는 후공정 단계에서 진행하며 반도체 칩이 고온, 고전압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데 사용된다. 권 연구원은 "DF의 번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HBM용 웨이퍼 테스터의 장비 검증이 진행 중인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반적인 검사장비가 아닌 HBM 필수 장비이기 때문에 HBM 세대 교체가 진행될수록 해당 장비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디아이가 올해 영업이익 27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보다 342% 늘어난 규모다.


양승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숏티지 발생에 따른 엔드 고객사의 요청으로 현재 HBM은 생산능력의 확장과 공급 리드타임의 축소가 핵심"이며 "리드타임 축소를 위해 HBM은 패키지단이 아닌 웨이퍼단에서 번인과 파이널 테스트를 진행해서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파른 HBM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일본 웨이퍼 번인, 파이널 테스트 검사장비 업체인 어드반테스트 장비의 생산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웨이퍼단 테스트만 진행해서 공급하기 때문에 낮은 수율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자회사가 고객사의 개발 의뢰에 맞춰 HBM용 번인 테스터를 개발 중"이라며 "국내 HBM 선두업체가 어드반테스트의 장비가 필요한 고성능의 파이널 테스트 영역이 아닌 상대적 저성능 영역인 번인 테스트부터 국산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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