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생방송 도중 프로그램의 정치적 공정성을 지적, 하차 선언을 했던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부적절한 방식이었다”며 사과했다. 다만 프로그램 하차에 대해서는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지난 28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생방송 도중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토론 주제로 다루는 것에 반발해 하차 선언을 한 바 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18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고 재혼가정을 비하했다는 논란 발언은 다루지 않은 데 대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진 교수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여기서 안 다뤘다. 웬만하면 넘어갔는데, 오늘 보니 이건 아닌 것 같다. 공정함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이게 공정한가. 막말 만날 하는 사람은 해도 되고 그걸 비판 안 해도 되는 건가”라며 “나는 그러면 이 방송 못 하겠다. 그만하겠다”고 했다.
이후 진 교수는 29일 방송에서 “어제 생방송 중 제작진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방송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타당성을 떠나 그것은 문제를 제기하는 적절한 방식이 아니었기에 청취자 여러분과 제작진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그동안 조금이라도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 나는 지체 없이 아주 요란하게 문제를 제기해 왔고, 그럴 때마다 제작진은 내 뜻을 100% 다 받아줬다”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정한 방송 중 하나라고 나 스스로 자부하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영을 넘어 공감으로’라는 슬로건은 그것을 실현하는 방식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나는 드높은 이상적 기준을 얘기할 수밖에 없고 제작진은 현실적인 기준을 가지고 일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진 교수는 “하차하겠다는 뜻은 이 일이 있기 전에 이미 제작진에게 전달된 바 있다”며 “내 뜻이 행여 이 방송이 불공정하다는 뜻으로 해석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진 교수는 “그동안 방송을 위해 수고해주신 제작진 여러분께, 그리고 이 방송을 들어주신 청취자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감사드린다”며 “나는 여기서 물러가지만, 우리 ‘한판승부’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시라”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