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CTO 물러난다…HW 중심 R&D 대수술 예고

혁신 연구개발 위한 조직 신설키로
"모빌리티시장 급변…미래차 경쟁력 확보"

현대차·기아의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있던 김용화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가 물러난다. 올해 초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임명된 후 6월 신설된 CTO로 일하던 김 사장은 1년이 채 안 돼 옷을 벗게 됐다.


회사 안팎에선 하드웨어(HW)를 주로 담당한 김 사장의 사퇴가 현대차·기아의 연구개발(R&D)이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바뀌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모빌리티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사내에 각기 흩어진 R&D 조직을 대대적으로 손보고, 새 R&D 전담조직을 이끌 적임자도 새로 찾을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는 미래 모빌리티 R&D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김 사장 사퇴를 비롯해 연구개발조직의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차세대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아키텍처 통합 최적화, 파괴적인 원가 혁신 시도 등을 담당할 혁신 R&D 전담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김용화 현대차·기아 CTO 사장[사진출처:연합뉴스, 현대차그룹]

김용화 현대차·기아 CTO 사장[사진출처:연합뉴스, 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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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 방향성을 공표한 건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차량 제어는 물론 성능까지도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하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차량 동력원 역시 전기차 등 전동화 중심으로 바뀌면서 업체 간 주도권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차량 개발을 위한 R&D 환경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R&D 조직은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 현대차·기아 내 조직인 CTO, GSO(Global Strategy Office), SDV본부 등에 흩어져있었다. 이 때문에 조직 분산으로 혁신 전략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협업 체계가 복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내년 1월 신설될 조직은 이러한 분산된 R&D 역량을 보다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통합할 역할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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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현대차·기아 연구개발본부장은 세부 전공은 다르지만 전통적으로 기계 분야, 즉 하드웨어 전공자가 맡아왔다. 직전 김용화 사장을 비롯해 박정국 전 본부장,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 전 사장, 양웅철 전 부회장, 이현순 전 부회장은 이른바 ‘하드웨어’ 연구를 근간으로 했다.


구체적인 조직체계나 명칭, 차기 CTO가 누가 될지는 아직 미정이다. 개발자 출신으로 외부에서 영입해 소프트웨어·자율주행 업무 등을 총괄하는 송창현 사장이 거론된다. 외부에서 영입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술 간 시너지 통해 SDV를 포함한 미래차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자 연구개발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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