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행복해야 '말산업' 생존"

"연간 약 50만명이 승마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힐링을 얻습니다. 또 연간 약 1000만명이 경마공원 방문해 말들의 짜릿한 질주를 즐기며 주말을 보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즐거움은 물론 일자리와 산업을 제공해주는 말(馬)은 틀림없이 단순한 산업동물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김진갑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장)

김진갑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장.

김진갑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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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13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의 약 25%가 반려동물을 가족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며 펫 문화의 성장과 함께 동물복지의 인식 또한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국회와 정부도 개 식용 금지를 위한 특별법안과 동물의료 개선 종합대책 등 정책과 법안들을 연이어 추진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하는 동물복지 정책들이 반려견과 반려묘가 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한국마사회는 말에 대한 복지 증진을 주도하며 사각지대 없는 동물복지에 힘을 쏟고 있다.


김진갑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장은 13일 "우리나라의 말 복지는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말산업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말 복지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마사회는 말 복지 향상을 위해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사회는 2019년 말복지위원회를 구성하며 '말 복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후 경주퇴역마관리 태스크포스(TF) 등 조직을 구성해 말의 생애주기별 복지증진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말복지센터는 말 복지 사업의 체계적인 수행과 발전을 위해 지난해 4월 신설된 전담조직으로, 말 복지 비전과 전략과제, 중장기 로드맵 등을 수립하며 다각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말 복지 증진을 위해 마사회는 한 마리의 말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생애주기에 맞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사회는 망아지 때부터 사람과의 조화롭고 자연스러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동물이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접촉하는 것에 대해 형성되는 신뢰와 친밀감을 망아지에게 적용하는 '각인순치'를 연구하고 이에 대한 사업화도 추진하고 있다. 올바른 조기 순치는 안전사고와 훈련 스트레스 등으로부터 말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김진갑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장이 말산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말을 쓰다듬고 있다.

김진갑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장이 말산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말을 쓰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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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 경주마를 위해서는 의료지원을 실시한다. 경주마가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지원과 충분한 휴식을 위한 재활을 지원하는 것이다. 또 마사회는 경주마로서 이력이 끝나면 승용마로 제2의 마생(馬生)을 누릴 수 있도록 퇴역경주마 승용전환 훈련사업 및 퇴역경주마 전용 승마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사회는 우수 은퇴 경주마들이 퇴역 후에도 편안한 여생을 제공하는 '명예 경주마 휴양사업'도 올해부터 선보였다.


말 복지 증진 사업을 위한 재원은 경주마를 소유한 마주와 경마 시행체인 마사회가 1대 1로 '더러브렛 복지기금'을 출연해 마련했다. 올해부터 매년 20억원, 5년간 총 100억원을 더러브렛 복지기금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 기금을 통해 현재까지 말 45마리가 부상진단과 수술·재활, 정기검진을 지원받았다. 마사회는 각 경마장 동물병원의 인프라 및 인력을 고려해 사업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마사회는 향후 민간 승마장을 대상으로 말복지인증제와 인센티브를 도입해 승마산업 현장의 말 복지 증진 노력을 유도할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복지사업은 전액 더러브렛 복지기금'으로만 지원되고 있는데 사용범위에 대한 한계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도 있다"며 "한국의 경마 매출에 대한 세금 비율은 16%로 해외 경마 선진국(영국 4%, 싱가포르 6.7%, 일본 10%, 홍콩 12%)에 비해 높아 세금의 일부를 말 복지 기금으로 조성할 수 있다면 보다 안정적인 재원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진갑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장이 말산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말을 쓰다듬고 있다.

김진갑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장이 말산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말을 쓰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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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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