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도덕 부모 잘못' 발언에 발끈한 이준석…"어디서 배워먹었나"

과거 이준석 전 대표와 '인종차별' 논란으로 신경전을 벌였던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원 대상 강연장에서 이 전 대표를 가리켜 '준석이'라고 칭하며 '도덕이 없다, 이 전 대표 잘못이 아니라 부모 잘못'이라고 한 것에 대해 이 전 대표가 "어디서 배워먹었나"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준석계 인사들도 '꼰대'라며 거들고 나섰다.

이 전 대표는 27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나이 사십 먹어서 당대표를 지냈던 정치인한테 준석이라고 당 행사 가서 지칭한다는 것 자체가 어디서 배워먹은 건지 모르겠다"며 "저는 정치 12년 동안 하면서 제가 논쟁을 벌인 상대도 많고, 부모 여러 가지 일로 날선 대화를 주고받은 사람도 많지만 부모 끌어들여서 남 욕하는 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인 위원장은 전날 충남 태안군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 및 당원 혁신 트레이닝 행사서 "한국의 온돌방 문화와 아랫목 교육을 통해 지식, 지혜, 도덕을 배우게 되는데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며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 잘못이 큰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패드립이 혁신이냐"고 받아쳤다. '패드립'이란 '패륜+드립'의 합성어로, 부모나 가족을 대상으로 한 잘못된 말이다.

이준석계 인사들도 인 위원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 혁신위원은 CBS '김현정의 정치쇼'서 "정치의 영역에서, 특히 공개된 당원들 앞에서 이렇게 부모님 욕까지 한다는 것은 이건 완전히 선을 넘은 것 같다"며 "본인만 평가하거나 비판해도 되는데 그걸 또 부모님까지 끌고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물론 정치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어서 그렇지만 내일 한 달 있으면 마흔"이라며 "나름대로 어떤 존재감이 큰 정치인이고 국민의힘의 전직 당대표까지 했었는데 '준석이가 도덕이 없어, 부모님이 잘못 키운 것 같아'는 너무도 좀 존중이 없는 그런 K꼰대스러운 발언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지금 몰라도 너무 모르시는 것 같다"며 "요즘 사람들의 어머니 아버지가 X세대, Y세대인데 그분들한테 이렇게 훈장질을 하는 게 맞나"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이게(인 위원장의 발언) 바로 꼰대 중에 꼰대고 제가 저희 당에 인재 영입이 될 때 요청하셨던 게 우리 꼰대 이미지 없애주는 것"이라며 "정말 그 아랫목 얘기하시면서 월권 얘기하고 나라님 말씀하시던 그때 그 시절의 눈으로 요즘 분들을 바라보시면은 저희 당은 정말 미래가 없어진다"고 했다. 신인규 전 부대변인 역시 자신의 SNS서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인 위원장의 사퇴가 임박했다. 다시는 정치권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다.

당의 원로인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SNS서 "이 전 대표는 버릇없는 것이 아니라 당돌한 것"이라며 "구상유취(口尙乳臭·입에서 젖내가 난다)라고 양김을 비방하던 옛날 유진산 대표가 연상된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