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 아닌 '긴파'…미국 이어 일본서도 김밥 '완판'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밥이 미국을 넘어 일본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김밥에도 고급화 다양화 바람이 불면서 '키토 김밥', '샐러드 김밥' 등 새로운 메뉴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일본 현지의 김밥 인기를 감지한 일부 업체는 현지화 전략을 구사해 일본인 입맛 사로잡기에 나섰다.


‘노리마키’ 아니고 ‘긴파(キムパプ)’입니다. (출처:CJ뉴스룸)

‘노리마키’ 아니고 ‘긴파(キムパプ)’입니다. (출처:CJ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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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직수입한 냉동 김밥이 미국 식품점 체인 트레이더 조(Trader Joe’s)에 입점됐고, 한국계 틱톡커 사라 안(Sarah Ahn)이 냉동 김밥을 데워 시식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폭발적인 저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관심을 증명하듯 김밥 수백만 줄 분량의 250t 규모 초도 물량이 완판됐고, 틱톡·인스타그램엔 냉동 김밥을 전자렌지에 2분간 데워 먹고 찬사를 쏟아내는 영상이 수만 건 올라왔다.

이제 김밥의 인기는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까지 입증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3월 일본에서 처음 선보인 ‘비비고 냉동 김밥’은 일본 대형마트 1위 업체 ‘이온(AEON)’ 등 약 2000개 점포에 입점해 있다. 출시 후 한 달간 20만 개 이상 판매됐고, 7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이 약 60만 개에 달한다. 지난 9월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코스트코에서 진행한 소비자 프로모션은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구권에서 김밥은 일본 스시에 빗대 ‘코리안 스시’ 또는 ‘캘리포니아 롤’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이제 한국 김밥은 세계에서 ‘KIMBAP’ ‘긴파(キムパプ)’ 등으로 불린다. 한국 김밥의 위상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그렇가면 일본에서 김밥은 언제 처음 선보였을까. 2019년 일본 생활용품 판매기업인 M사에서 냉동 김밥을 처음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일본의 한 정보 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 전국 품절 사태를 빚었고 ‘2019년 유행할 상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후 일본에서 한국식 김밥의 인기는 점점 높아졌다. 제조업체에선 일본식 김초밥 ‘노리마키’와 구별되는 ‘한국식 김밥’임을 나타내기 위해 제품 패키지에 ‘긴파(キムパプ)’라고 적었다. ‘김밥’이라는 한글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었다. 이외에도 ‘김밥맛 후리가케’가 출시되기도 했다.


일본 현지의 김밥 열풍을 감지한 CJ제일제당 일본 법인은 지난 3월 비비고(bibigo) 브랜드로 세 가지 맛의 냉동 김밥 제품을 출시했다. 일본 현지 공장에서 야채, 불고기, 김치치즈 3종을 생산해 500~550엔의 가격을 책정했는데, 출시 직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밥의 인기는 다양한 식재료가 골고루 들어간 음식이라는 점이 한몫했다. 최근엔 김밥에도 고급화, 다양화 바람이 불면서 ‘키토김밥’ ‘샐러드김밥’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저렴하고 간단한 음식이란 인식을 넘어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이라는 인식도 퍼져있다. 또 미국 등 해외에서 건강식·채식(Vegan) 바람을 타고 김밥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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