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추석 '뗏쭝투', 연중 두번째 어린이날이 된 이유

베트남 공식 어린이날은 6월1일
베트남전 이후 고아들 위한 조치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추석 명절 기간에 들어간 가운데, 베트남에서도 추석 명절인 '뗏쭝투(Tet Trung Thu)'를 기념하는 인파들이 도시마다 몰리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에는 우리나라나 다른 아시아국가들과 달리 뗏쭝투가 추석 명절의 의미보다 어린이날의 성격이 강해 어린이들을 위한 여러 이벤트가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출처=베트남 헤리티지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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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베트남 현지매체인 타이응우옌에 따르면 하노이를 비롯해 베트남의 주요 대도시들은 뗏쭝투 명절을 맞아 등불로 장식하고 전통놀이나 사자춤과 같은 명절 행사를 일제히 벌이고 있다. 이 뗏쭝투 명절은 중국의 중추절(中秋節)을 기원으로 두고 있지만, 중국과는 의미나 행사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는 뗏쭝투 명절이 정식 공휴일이 아닌 어린이날 개념으로 치러진다. 이로인해 뗏쭝투 명절에는 등불, 램프, 장난감 배와 바람개비 등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을 가족들이 만드는 풍습을 갖고 있으며, 아이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행사가 많이 이뤄진다.


명절 상차림도 아이들의 기호를 맞춘 과자 종류를 중심으로 차려진다고 한다. 예쁘게 꾸민 월병과 과자, 사탕, 자몽과 같은 여러 가지 과일을 주로 차린다고 알려져있다. 이외에 일부 우리 추석과 같이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친척이나 동료, 친구들이 서로 월병, 차, 와인 등 선물을 주고받는다.


실제 베트남의 어린이날은 1950년 '아동복지를 위한 세계회의'가 제정한 국제 어린이날인 6월1일로 지정돼있다. 하지만 뗏쭝투 역시 어린이날로 기념되면서 베트남의 어린이날은 1년에 2차례 있는 셈이 됐다.

중추절 명절에서 시작한 뗏쭝투가 어린이날 개념을 갖게 된 것은 베트남 전쟁의 여파로 알려져있다. 베트남 전쟁으로 많은 전쟁고아가 발생하게 되자 이들을 위해 추석명절을 어린이날로 기념하며 고아들을 돌보는 행사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베트남의 국부로 알려진 호찌민 전 주석이 뗏쭝투를 어린이들을 위한 날로 기념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호찌민 전 주석은 뗏쭝투 기간이 되면 생활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고 친히 편지를 써주었다고 한다. 이로인해 베트남 사람들은 추석이 되면 호찌민 전 주석을 기리기 위한 상을 차리며 그의 사진을 준비하기도 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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