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못 믿는 중국인들…안전자산 '금' 구매 러시

中 경기 침체 속 '금' 구매 행렬
"안전 자산인 '금' 투자 늘었다"

중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중국인들은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을 구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3일 중국 현지 매체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금값이 오르자 추가 상승할 것을 대비해 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이어지고 있다.

허베이성 장자커우시의 한 금 판매소 직원은 "올해가 최근 수년 사이 금 매입 고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해"라며 "값이 오를수록 더 사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금 거래소를 찾은 리(李)모 씨는 "장기적으로 보면 금값은 계속 오른다"며 "금은 기념일 등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금전적인 여유가 있을 때마다 사들이고 있다"고 했다.


황금 싹쓸이하는 중국인들…상반기 금 구매량 16%↑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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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황금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인들의 금 구입량은 554.9t(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 이중 금 장신구가 368.3t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고, 골드바와 금화는 146.3t으로 30.1% 늘었다. 이는 예물용 장신구보다 골드바 등 투자 목적의 금 소비가 훨씬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금·은과 진주 등 귀금속은 상반기 중국의 소매 상품 가운데 판매 성장 폭이 가장 컸던 품목"이라며 "위험 회피 성향의 재테크 수요가 금에 몰리면서 안정적인 실물 금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금을 사고자 하는 수요가 늘면서 금 가격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전 상하이 금 거래소의 1g당 거래 가격은 469.4위안(약 8만6000원)으로, 올해 연초 411위안(약 7만5000원)보다 14.2% 올랐다. 금 장신구 소매 가격 또한 600위안(약 10만9000원)을 넘어섰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금 가격↑
중국 베이징.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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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올해 상반기 미국 은행들의 부실 논란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했다. 이에 투자자들이 금 시장에 대거 유입하면서 국제 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중국은 위안화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중국 내 금값 상승 폭이 국제 금값보다 더 컸다.


광저우 퉁신투자자문회사 뤼차오 총경리 겸 금 투자 분석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면 국제 금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또 다른 전문가는 "중국 금 가격과 국제 금 가격은 연동되기 마련"이라며 "미국 경제가 나빠지면 금 투자 수요가 강해지겠지만, 연착륙하면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수그러들면서 금값이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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