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의원까지 野 혁신위원장 물망…홍익표 "있을 수 없는 일"

'천안함 자폭설' 등으로 논란이 된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9시간만에 사퇴하는 소동을 빚은 후 더불어민주당이 새 혁신위원장 모시기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혁신의 대상이 되어야 할 현직 의원까지 혁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될 정도다. 혁신위원장 물망에 올라 있는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혁신위원장을 맡을 뜻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 의원은 9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서 "(직접 맡을 생각이) 전혀 없다. 혁신의 대상이 현역 의원들인데, 혁신의 대상이 혁신을 한다는 것 자체도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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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원장 후임으로는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해영 전 의원 뿐만 아니라 현직 의원들까지 포함돼 있다. 친명(親明)으로 분류되는 초선 이탄희 의원, 우상호 의원과 홍 의원 등도 물망에 올랐다. 검증 요구에서 자유롭다는 게 현직들이 포함된 이유다.


하지만 홍 의원은 "제가 한 달 전에 원내대표 나와서 떨어진 사람인데 제가 혁신위원장 맡는다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며 "그리고 이 혁신, 앞으로 혁신의 내용도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지금 혁신위원장 찾는 데만 혈안이 돼 있는 것도 당이 지금 심지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떤 방향의 혁신인지, 전권을 줄지 여부도 결정이 안 된 상태서 혁신위원장 찾기는 무리수라는 것이다. 그는 "혁신의 내용이 뭔지를 아무도 얘기 안 하면서 도대체 혁신위원장을 누구를 맡기겠나"며 "어떤 혁신을 하려고 뭐를 바꿔야 되겠고 그거를 어떤 권한을 줄 건지가 결정이 돼야 혁신위원장으로 그에 걸맞는 사람을 찾을 거 아니겠나. 그런 내용을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했다.

혁신위원장 물망에 오른 현직 의원들이 친명계라는 점도 문제다. 비명(非明)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서서 "적임자는 아니다"라며 "어떻게 하면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또 이재명 대표 체제를 좀 이어갈 수 있는 이런 쪽으로 머리를 쓰면 어떡하나, 국민들한테 안 통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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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명계가 원하는 혁신위원장은 이 대표 측에서 수용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서 "비명계가 원하는 혁신위원장을 이 대표가 수용할 수 있겠나"며 "속으로는 친명인데 겉으로는 친명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그런 사람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혁신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당내 계파 분쟁을 심화시키면서 '심리적 분당' 이란 이야기까지 나온다. 홍 의원은 "'심리적 분당 상태에 있다' 이런 얘기까지 나올 정도인데 그 말의 한계는 그만큼 당 상황이 심각한 것도 있고 또 거꾸로 얘기하면 심리적 분당 상태지 진짜 당을 깨고 나갈 용기는 없다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그런 것들이 당에도 비극"이라고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의원들 간의 대화가 상당히 줄어든 것은 맞는 것 같다"며 "서로 좀 얘기하기가 편하지 않은 상황인 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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