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엠폭스 국제보건 비상사태 10개월만에 해제

세계보건기구(WHO)는 11일(현지시간)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를 대상으로 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10개월만에 해제하기로 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엠폭스가 더이상 PHEIC 요건을 구성하지 않는다는 전문가 위원회의 조언을 받아들였다"며 "엠폭스가 더 이상 PHEIC가 아님을 선언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엠폭스에 대해 PHEIC를 선언한 지 약 10개월만이다.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던 엠폭스는 작년 중반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감염자의 혈액, 체액, 피부 병변 부산물 등이 감염원이며 발열, 두통, 근육통을 시작으로 수포, 농포, 가피 등의 증상이 확인된다.


WHO에 따르면 2022년1월부터 2023년4월까지 총 111개 국가 및 지역에서 엠폭스 누적 사망은 140건, 감염은 8만7000건 이상으로 집계된다. 특히 동성 남성 간 성적 접촉 과정에서 감염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염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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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WHO의 PHEIC 해제 선언은 작년 4분기부터 엠폭스 신규 발병 사례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최근 전문가 위원회에서도 "지난 3개월 보고 사례가 90% 감소했다"며 "대부분 국가의 신속한 대응으로 이제 우리는 엠폭스 발병을 통제하는 데 꾸준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일 코로나19에 대한 PHEIC가 3년 4개월 만에 해제됐다는 점도 이번 해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WHO의 가장 높은 공중보건 경계 조치인 PHEIC는 국제사회의 대응이 필요한 위기 상황을 의미한다. WHO 차원의 관련 연구,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조치 등이 가능하며 190여국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다. 코로나19 외에도 과거 2009년 인플루엔자 범유행, 서아프리카 에볼라 확산 당시에도 PHEIC가 내려졌었다.

다만 WHO는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엠폭스 역시 모든 상황이 끝났다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작업이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엠폭스는 지속가능한 대응이 필요한 중대한 공중보건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대규모 감염 재확산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각국이 관련 검사와 향후 발병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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