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반격 준비’ 우크라에 장거리 미사일 지원…크림반도 사정권

영국이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한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까지 타격 가능한 무기로 알려졌다.

이날 미국 CNN방송은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스톰 섀도'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복수의 고위 관계자의 전언을 인용해 영국이 스톰 섀도 순항미사일 여러 기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텔스 성능의 스톰 섀도는 일반적으로 전투기 등을 통해 공중에서 발사되며, 사거리는 250㎞ 이상이다.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의 사거리(약 298㎞)와 유사한 수준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 중 최대 사정거리인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의 80㎞보다 세 배 이상으로 길다.

CNN은 "이번 미사일 배치는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와 남부의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하기 위한 역공을 채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며 "영국 관리들은 크림반도를 '불법적으로 합병됐다'고 묘사하며 이곳을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인식하는 공개 언급을 자주 해왔다"고 크림반도 타격을 시사하는 보도를 내놨다.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에 빼앗긴 크림반도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는 가운데 영국의 스톰 섀도 제공으로 장거리 화력이 갖춰졌다는 의미다.

앞서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를 지원하겠다고 가장 먼저 확약한 서방 동맹국이기도 하다. 미국이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하지 않은 가운데 영국이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다만 현지 통신 등은 영국 국방부가 이에 대한 공식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